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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대법관, 소수 목소리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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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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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아직은 법관으로서 경험과 능력이 많이 부족한 제가 대법관이라는 엄중한 책임과 사명을 맡게 된 것이 너무 이르고 과분하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섭니다."

김소영 대법관(연수원 19기)이 5일 사상 네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취임했다. 매우 젊은 나이에 대법관이 됐다는 주변의 평가를 의식한 듯 김 대법관은 취임사 첫 마디부터 자신을 한껏 낮췄다. 대법원 안팎에서는 여성인데다 젊다는 점에서 김 대법관에게 소수자·약자를 위한 판결을 기대하고 있다.
김 대법관은 열흘 후면 만 47세(1965년 11월17일생)가 된다. 사상 9번째로 젊은 대법관이다. 앞서 40대에 대법관이 된 선배 대법관들은 대부분 사법부 역사가 짧았던 60년대 이전에 배출됐다는 점에서 최근 수십년 간 찾아보기 힘들었던 젊은 대법관이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지난 1981년 만 45세로 대법관이 된 후 다음으로 나이가 젊다.

김 대법관은 박보영 대법관(51·16기)과 함께 여성 대법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박 대법관은 올해 1월에 임명돼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어 당분간 여성대법관 파워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법관은 자신에 대한 큰 기대를 알고 있다는 듯 "약자나 소수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능력과 창구가 비교적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 소수자의 작은 목소리도 성의를 다해 듣겠다"고 밝혔다.
김 대법관의 소수자·약자에 대한 배려는 앞선 판결에서도 드러난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에는 1960년대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유족회를 만들어 간첩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고 수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김모씨 등 피해자 30명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러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 대법관이 기존의 보수적인 대법원 판결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 대법관은 여성 대법관으로서 몇 개의 '최초'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아왔다. 서울대를 나와 사법시험을 수석으로 합격했고, 30대의 나이에 여성 최초로 지원장(대전지법 공주지원)을 역임했다. 이후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법원행정처 정책총괄심의관에 임명되는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재판실무와 법률이론, 사법행정에 두루 정통하고 여성 법관들의 롤 모델로서 신망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김 대법관의 이 같은 엘리트 이력 때문에 오히려 소수자와 약자를 대변하는 판결에 소극적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보수적인 대법원 분위기에서 '최연소자'인 그가 소수자와 약자의 편에 서는 판결을 과감하게 내리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그를 둘러싼 엇갈린 시각에 대해 김 대법관이 앞으로 판결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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