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러시아 주요 중앙예탁기관인 모스크바거래소 산하 ‘예탁결제기관(NSD)’은 세계 최대 국제증권예탁결제기관인 벨기에 유로클리어뱅크(EuroclearBank)와 상호협력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자본시장의 문이 범유럽 예탁결제시스템에 개방되면서 유럽 은행들은 유로클리어의 보증을 받아 회사채나 국채 등 다양한 루블화표시 채권(OFZ)을 더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세계적으로 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러시아 경제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급성장해 왔지만 이같은 황금기도 곧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달 초 의회에 제출한 중기 통화정책 보고에서 무역수지가 3년 뒤인 2015년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장기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예전같지 않아 정치적 불확실성에 자본 유출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자원 의존적 경제구조를 새롭게 바꾸고 국제자본시장에서의 조달을 더 쉽게 하기 위해 자본시장 자유화와 루블화의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루블화, 중국 위안화 등을 준비통화에 포함시켜 다변화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러시아 자본시장이 성공적으로 개방되려면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의 불투명성을 해소하고 더딘 주식시장 개혁에 속도를 더 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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