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우울하거나 일상이 답답하다고 생각될 때 어떻게 행동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기분 전환 삼아 머리를 자르거나 쇼핑을 하기도 하고, 요가스튜디오나 헬스장을 찾아 땀을 흘리면서 잠시 우울한 감정을 잊어버리려 한다. 때론 여행을 가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기도 한다. 이 모든 일상적인 행위들은 우울한 감정을 없애기 위한 '소비'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일상적인 소비를 통해 우리는 우울한 기분을 달래고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불안과 우울의 원인을 찾아내고, 우울한 사회에서 '소비'를 통해 위안을 얻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매일 우울에 빠져 허우적대는 우리가 육체적, 정신적 파탄에 이르지 않도록 해주는 게 바로 '우울 소비'라고 말한다.
우울이 없는 완벽한 삶은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울에 짓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 문제이지만, 내가 의식적으로 느끼지 못할 정도의 우울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상이 돼버렸다. 저자는 우울에 익숙해지는 첫 단계는 '우울함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우울 소비'를 통해서 버텨나가는 하루하루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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