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중산층은 낮은 금리와 저렴한 주택자금융자, 신용카드의 폭발적 성장 등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가계부채 문제가 가장 심각 곳은 한국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89.2% 수준인 7820억달러(약 868조원)로 나타났다. 시사평론가 스티븐 보로윅은 "지난 20년 사이 한국이 예금자의 나라에서 대출자의 나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중국의 가계부채는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을 내놓은 덕에 GDP 대비 17% 수준으로 여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가계부채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용카드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어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무라의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슈바라만은 "미국에서 저금리 자금이 시중에 쏟아지면서 주식과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려 지금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면서 "아시아의 가계부채 문제는 각국의 내수 확대 정책과 서구의 통화 완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더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 등의 영향으로 서구 자본이 아시아로 몰려들면서 자산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시아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억제에 나설 경우 아시아 경제의 성장이 더 둔화할 수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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