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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송의 골프클리닉] "바나나에 날아간 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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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와 M은 필자와 자주 라운드를 하는 친구입니다.

그날 그 사건 당시 둘 다 아직 '싱글스코어'를 기록하지 못해 첫 싱글핸디캐퍼 진입을 위한 라이벌로 매서운 칼을 갈던 중이었지요. 운명의 그날, 티오프 시간은 8시.
둘 다 1시간이나 일찍 골프장에 도착해 스트레칭과 퍼팅 연습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필자와 다른 동반자가 식사를 하는 중에도 두 사람은 "식사를 하면 공이 안 맞는다"며 "아예 집에서 밥을 먹고 왔다"고 했습니다.

역시 시작하자마자 둘은 파 행진을 이어가며 서로 맹공을 퍼부었지요. 결전을 치르는 무사답게 그늘집도 들르지 않았고, 앞 조가 홀아웃하기를 기다릴 때도 카트를 마다하고 서서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까지 눈물겨웠습니다. 14번홀까지 B는 4오버파를, M은 직전 홀에서 기록한 트리플보기로 8오버파를 쳐 이날의 승리는 B에게로 굳어지는 모양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운명의 그늘집'이 됐습니다. 파3홀을 앞두고 2팀이나 밀렸고, 출출하던 차에 간단하게 요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싱글을 눈앞에 두고 있는 B는 자리에 앉아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지금 시간이면 에너지 섭취가 필요하니 빠른 공급이 되는 바나나를 먹어 보라"하고 권했으나 B는 굳은 표정에 가벼운 미소를 곁들이며 사양했습니다. 물론 더 이상 권할 수는 없었죠.
이미 싱글을 포기한 M은 반면 "허기지고 힘 빠진다"며 바나나를 먹었습니다. 남은 4개 홀의 성적입니다. B는 보기 3개와 트리플보기 1개로 결국 82타를 기록한 반면 M은 오히려 버디 1개와 파 3개로 꿈에 그리던 79타를 작성했습니다. B는 저녁 술자리에서 "기운이 떨어지면서 집중력을 잃어 실수를 했다"며 "바나나만 먹었어도 싱글인데…"라고 뒤늦은 후회를 했습니다. 잘 먹는 것도 실력입니다. 바로 다음 주에는 골프에 딱 맞는 에너지 섭취 요령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송태식 웰정형외과원장(www.wellclini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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