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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고 했을 때 우리는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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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한국이 신화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힘들다고 했을 때 우리는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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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공사로 불리는 굵직굵직한 현장들이 한국 건설업체 손으로 지어졌다. 한류의 원조 격인 해외건설은 이제 새로운 물결을 이끌 채비를 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세계를 짓고 ‘신화’를 만들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시장 공략은 매달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낼 정도로 화려하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지 47년 동안 연간 수주규모는 수출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선박을 앞지르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 6월 해외 수주 50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1965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를 시작한 지 47년 만이다. 해외건설협회가 올 1~9월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378억달러보다 6% 증가한 401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총 433건의 신규 사업계약 체결로 얻은 성과다. 특히 이대로라면 중남미·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 성과가 보태면 올 해외수주 목표인 7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할 정도다.

해외건설사업은 그동안 한국 경제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실적을 보였다. 1981~84년까지 제2차 석유파동을 일으켰던 당시 238억달러에 달하는 원유수입대금 26%에 해당하는 86억달러의 외화가득액을 획득했다.

또 1992년에서 1997년까지 53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같은 기간 동안 무역수지 적자 9% 가량을 보존한 셈이다. 해외건설은 2007년부터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자동차·조선 수출액을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해외수주 1조 달러 달성 시기도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건설업체가 최근 중남미와 아프리카 시장에서 선점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 활약상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외건설 수주는 중동에 편중되면서 자국 건설업체와 경쟁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너무 한쪽으로 편중됐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 중남미 시장까지 확대되면서 해외건설 수주의 전망은 더욱 밝아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는 지난 7월 정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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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국내 건설사 682개가 109개국에서 1883건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건설업계 사상 최고치다. 시공 중인 공사기준으로는 지난해 말 104개국 1683건에서 11.9% 늘어나는 수치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에 집중하는 이유는 침체된 건설 경기 때문이다. 올해 삼환기업과 극동건설 등 굵직한 건설업체들이 쓰러진 이후 더욱 해외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며 건설업 BSI는 56이다. BSI는 100이 기준으로,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되면 지수가 높아지며 반대의 경우는 낮아진다. 따라서 56은 사실상 건설업체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업 BSI는 지난해 9월 64를 기록한 이후 올해 2월 72까지 올랐다. 그러나 그 후 매월 2~3포인트 씩 하락했다. 특히 부동산·임대업의 경우 51을 기록하는 등 건설 부동산 경기가 사실상 바닥을 치고 있는 상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내수시장에는 한계가 왔다고 판단하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 같다”고 밝혔다.

CEO들 직접 나서 외화벌이
이 때문에 이미 건설업체가 해외시장 공략은 회사의 우선 과제다. 건설사 CEO들은 올해 초부터 임직원 회의에서 “답은 해외에 있다”, “회사의 미래는 해외시장 개척뿐이다”고 말할 정도로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주요 건설사 CEO들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해외사업 전략을 위해 연휴도 반납한 채 해외로 나갔다.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추가 수주 가능성을 보기 위해서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추석 당일인 30일 베트남으로 날아갔다.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사업 전반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돌아왔다.
또 2015년 8월 준공예정인 하노이 동북부 몽주엉 화력발전소 공사 진척상황을 살펴봤고 다음 달에는 개장을 앞둔 하노이 메리어트호텔 마무리작업을 둘러보기로 했다.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은 한 달에 평균 3개국을 둘러보고 돌아온다. 올해 들어서만 20여개국을 돌며 직접 수주 영업을 했다.

삼성물산 정연주 부회장도 지난달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전략시장으로 꼽히는 싱가포르를 방문해 현지 프로젝트 전반을 점검하고 발주처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돌아왔다. 정 부회장은 올해부터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두 번 이상 해외로 출국한다. 오는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 등 유럽과 북미지역 시장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도 구상 중이다.

최광철 SK건설 사장은 오는 29일부터 일주일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싱가포르를 순회하며 현지 플랜트 건설 현장을 챙기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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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설사 신화가 된 이유
국내 건설업체는 이미 해외에서 톱클래스에 들어갈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국내 건설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해외에 집중하면서 얻어낸 결과겠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한국 건설업체에 대한 ‘신뢰’는 상당히 높았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우리 건설업체는 해외에서 ‘경쟁력’이 상당이 높은 편이다”며 “해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기술력과 공기를 단축해 당사자(해당국가)를 놀라게 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 큰 이유다”고 밝혔다.

한국 건설업체는 진출하는 국가마다. 한국 건설업체는 최근 공사를 하는 곳마다 신화를 만들어내는 중이다. SK건설이 싱가포르에서 2009년 수주한 지하철공사가 대표적인 예다. 현지 발파업체들이 통로를 뚫는데만 1년 넘게 걸린다고 했던 공사를 SK건설은 4개월 만에 끝내버렸다. 32m x 8m를 한꺼번에 발파하는 방식으로 싱가포르에서 해왔던 발파방법과는 차이가 매우 컸다. 이는 SK건설이 직접 개발한 기술로 공사 이후 현지 업체는 물론 해외 업체들도 이 기술을 배우기 위해 현장을 찾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까다로운 입찰과 시공관리 제도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유럽이나 높은 기술력과 사업 경험이 없으면 입찰에 끼지도 못한다. 한국 건설사는 여기에서 지하철 3개호선과 6개 공사 구간 등을 따냈다.

중동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는 중이다. 아랍에미리트 사람들은 수도 아부다비의 혈관으로 꼽히는 살람지하차도 공사 때문에 한국건설업체에 대한 ‘찬양’이 담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곳은 기존 지상 8차선 도로를 허물고 공사를 해야 했다. 아부다비는 도심을 통과하는 대로이기 때문에 도로를 허물면 도심은 마비될 수밖에 없다.

정부 역시 발주 조건으로 교통 체증을 최소화 하고 지하8차선 도로를 빨리 만드는 것을 조건을 내걸었다. 삼성물산은 이곳에서 도로를 한쪽으로 몰고 지하를 뚫고 다시 도로를 개통했다. 삼성물산의 공사기간은 47개월이었다. 외국업체가 이 공사를 포기한 이유도 여기 있었다. 유럽 몇몇 업체들은 공사 기간을 최대 10년을 잡을 정도였고 도심 중앙에 있다는 점 때문에 손들고 나갔다.

공사 중간마다 전기배선, 하수도관 등이 막아서면 현지 관공서에서 인허가를 새롭게 받아야 했다. 또 기관 간에 이견이 발생하면 조율하는 것도 삼성물산의 몫이었다. 이런 노력은 덕택에 지에서는 한국 업체들을 가장 선호하게 됐다. 삼성물산은 알살람 지하차도 외에 UAE에서 두바이 팜제벨알리 교량공사와 대심도 하수터널 T-01 등의 인프라 확장 프로젝트에 이어 고속도로와 교량, 경전철, 고속철도 등 국가 인프라 관련 대형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 모든 것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주처와 쌓은 신뢰가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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