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구글 꿈꾸지만 갈길 멀어.. 11번가 그마나 선방..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는 일조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분사 전 SK텔레콤에서 수년 간 진행해온 사업 규모만 키워놨을 뿐 지난 1년 간 '한 방'을 만들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SK플래닛은 T스토어와 호핀이 각각 1670만명, 270만명씩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유료 콘텐츠 구매율은 턱없이 낮다. T맵은 '빠른길 찾기'로 유명세를 타지만 이 역시 매출과는 직결되지 않는다.
SK텔레콤이 SK플래닛의 기업 고객으로 T맵 서비스를 사들여 SK텔레콤 고객에게 무료로 서비스해주는 게 전부다. 작년 10월부터 KT와 LG유플러스 고객들에게도 서비스를 오픈했지만 타사 가입자에겐 유료로 제공해 사용자가 미비하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일본판 T스토어 '킵'도 힘에 겨운 모습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년을 가지고 왈가왈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그나마 선방하는 것은 오픈마켓 11번가. SK플래닛이 2분기 매출 2499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으로 처음 흑자를 달성한 것도 11번가 덕분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11번가의 누적 모바일 거래액이 상반기 1000억을 넘어선데 이어 9월 모바일 쇼핑앱 다운로드 수가 1000만을 돌파하는 등 커머스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며 "모바일 11번가의 9월 페이지뷰는 2억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상생의 모바일 생태계'를 만드는 데 앞장선 점도 평가할 만하다. T아카데미에서 모바일 앱 개발을 원하는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교육과 오픈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모바일 생태계를 이끌어왔다.
SK플래닛은 또한 T스토어와 T맵 등 모바일 서비스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꾸준히 개발해나갈 방침이다. 11번가 앱에서 사용되는 NFC(근거리무선통신) 서비스를 강화해 '모바일 커머스'의 혁신을 이끌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기존 사업 외에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며 "조바심을 내지 않고 한국의 구글이라는 자긍심에 걸맞는 서비스나 콘텐츠를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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