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아드님만 등원하는데" 한 보육교사의 황당한 전화
샌드위치데이 앞두고 어린이집서 영유아 결석 조장
[아시아경제 김종수 기자, 나석윤 기자]"어머님, 다음달 2일에는 아드님을 포함해 겨우 3명만 어린이집에 오네요."
경기도 한 시립어린이집에 4살짜리 아들을 맡기고 있는 은행원 최수정(34ㆍ여)씨 부부. 최근 어린이집 보육교사한테 걸려온 전화 한통에 끙끙 속앓이만 하고 있다.
다음달 2일은 추석 연휴(9월29일~10월1일)와 개천절(10월3일) 사이에 낀 이른바 '샌드위치데이'다.
최씨 부부는 지난 2월말에도 비슷한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샌드위치데이였던 3월2일을 며칠 앞두고서다.
당시 선생님은 "2일에 아드님만 어린이집에 온다"고 했다. 최씨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돌봐 줄 도우미 아줌마를 급구했다.
최씨는 "보육교사가 이런 전화를 한 이유가 2일에 쉬고 싶어서가 아니겠느냐"면서 "두 눈 질끈 감고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자니 괜히 아이한테 눈치를 줄 것만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민속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코 앞이다. 하지만 최씨 사례처럼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맞벌이 부부들은 때아닌 고민에 빠졌다. 아이를 맡아줄 도우미 아줌마 등이 급구해야 되는데, 연휴 중간이라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들어 이런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일부 보육교사들이 영유아의 결석을 조장한다는 민원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들이 정부나 지자체 등 관련기관에 민원을 제기할 경우 혹여 내 자식한테 불이익이 돌아올까봐 쉬쉬 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실제 이런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유아 보육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자연재해나 감염병 발생 등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휴원이 가능하다. 이는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 모두에 공통적으로 해당한다.
또 인위적인 휴원을 할 경우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관련 내용을 각 지자체장에 사전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샌드위치데이라는 이유로 영유아의 결석을 조장하는 일은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어린이집이 자체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휴원하거나 결석을 조장하는 일은 명백한 규정 위반행위"라며 "이는 각 지자체를 통해 행정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어린이집 관련 정책 추진 및 처벌과 관련한 권한은 각 지자체가 갖고 있다. 따라서 규정에 저촉되는 자체 휴원조치나 결석 조장행위 등이 이뤄질 경우 각 지자체는 사후 점검 등을 통해 1차 시정명령, 2차 영업정지 등의 행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부모들이 민원 제기를 꺼려 현황 파악이 쉽지 않다"면서 "일부 지차체의 경우 단속이 형식적으로 이뤄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2010년 기준 전국 어린이집은 모두 3만8021곳으로 이중 민간 어린이집이 1만4677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국공립 어린이집(2034곳), 법인 어린이집(1468곳) 등의 순이다.
또 보육아동수는 128만명인데 반해 보육교사는 16만7000명에 그쳐 교사 1인당 아동수는 7.7명에 이른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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