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4:3 비율서 16:9로 일일이 수정 개발자 속앓이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아이폰5 때문에…." 국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 업계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애플 아이폰5의 화면 비율이 16대 9로 바뀐 탓에 기존 아이폰의 비율인 4대 3에 맞춰 선보였던 앱들을 모두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불투명한 앱 인기 순위 집계 등 애플의 고압적인 태도로 가뜩이나 속앓이를 하는 개발사들은 이번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야심차게 선보인 아이폰5의 화면 비율이 앱 개발자들 사이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지금까지 유지되던 화면 비율이 변경돼 여기에 맞추는 작업을 하나하나 되풀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폰5는 화면 크기를 키우면서도 한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로가 길어진 16대 9의 비율을 적용했다. 이는 영화나 방송 등에서 주로 채택하는 비율로 영상콘텐츠를 즐기는 데 적합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개발사들은 아이폰5 사용자들을 위해 기존 앱의 화면 비율을 일일이 바꾸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A 개발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출시한 iOS용 앱들을 전부 수정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는 것도 그렇지만 개발 일정에 차질을 빚는 정보가 사전에 공유되지 못하는 부분이 더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밑도 끝도 없는 애플의 비밀주의가 개발사들에게 짐을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애플이 개발사들을 골탕 먹인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애플은 여전히 사용들이 앱을 내려 받는 중요 기준이 되는 인기 순위 집계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앱 등록이나 업데이트도 이유 없이 미루기 일쑤다. 애플의 전횡이 이어지자 일부 개발사들은 안드로이드용 앱을 먼저 내놓는 등 안드로이드 우선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는 지난 2010년 3월 아이폰용으로 카카오톡을 선보이고 5개월이 지난 8월에야 안드로이드용을 내놨지만 최근에 선보인 카카오스타일은 안드로이드용을 먼저 출시하고 아이폰용은 뒤로 미뤘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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