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이 활발해지면서 시중은행의 시장성예금이 최근 수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CD 발행을 활성화하라는 주문을 내린 바 있다.
2009년 7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시중은행의 시장성예금 잔액은 지난해 5월, 전달 대비 3206억원(3.29%) 늘어나며 22개월 만에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에도 반짝 증가세를 보였지만 증가 폭은 지난달이 가장 높았다.
시장성 예금이 지난달 큰폭으로 늘어난 데는 최근 CD금리 담합 논란 속에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CD 발행 활성화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단기지표금리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은행들이 1년간 월평균 CD 잔액을 2조 원 선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CD금리 산정의 근거가 되는 시장성CD 발행은 금융당국의 독려로 지난달 23일 500억원에서 같은 달 28일 1700억원까지 늘었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1000억원씩 발행되면서 잔액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성예금은 2008년까지만 해도 단기 투자 상품으로 인기가 높았다. 당시 은행들이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인한 자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CD 발행을 늘린 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시장금리 상승도 시장성예금 인기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2008년 말 이들 4개 은행의 시장성예금 잔액은 약 72조4000억원에 달했다. 3년이 지난 지난해 말 잔액인 6조9000억여 원 보다 10배가 넘는다.
시장성예금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2010년부터다. 금융당국이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를 발표하면서 시장성예금을 예수금 범위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CD 발행 하락을 이끈 직접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은행권은 최근 시장성예금 확대 추이와 관련해 더 이상의 큰 폭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국의 CD발행 활성화 정책으로 시장성예금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은행 자금조달원 중 CD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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