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고아원 의류지원 요청해 이서현 부사장 흔쾌히 응해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착한 마음에 축복이 있길 빕니다."
박용만 두산 그룹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외된 이웃돕기에 기꺼히 동참해 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에게 덕담을 건냈다. 박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의류사업을 접기 전부터 추진하던 고아원 의류 기부 활동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 이 부사장에게 SOS를 쳤다. 이 부사장이 올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지원할 뜻을 밝히면서 의류기부활동의 명맥은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양 재벌가의 따뜻한 대화는 벌써부터 재계 미담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도 박 회장은 지난해와 같이 고아원 아이들을 위해 이 부사장을 찾았다. 그의 표현대로 '염치불구하고 죽어라 경쟁하던' 이 부사장에게 또다시 의류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이 부사장이 '두말 없이' 올해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박 회장의 별도 요청이 없어도 계속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박 회장이 감동했고, 이 감동이 덕담으로 이어진 것이다.
박 회장은 지난 2010년 랄프로렌의 폴로 직진출로 라이선스 사업을 접기 이전까지 매년 가을이면 국내 고아원 아이들에게 폴로키즈 3000벌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두산이 의류사업을 접으면서 지난해부터 박회장의 지원활동에 발목이 잡혔다. 박 회장이 폴로 한국법인 측에 요청했으나 의류기부를 거절당한 것. 박 회장은 이후 경쟁관계에 있었던 이 부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부사장은 박 회장의 이같은 요청에 응했고 제일모직은 자사 대표 브랜드인 빈폴키즈 3000벌을 지원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쟁관계에 있던 회사가 추진하던 사회공헌사업의 바통을 이어 받아, 지원하는 것은 결정하기 힘든 경영판단"이라며 "경제 민주화 등으로 시끄러운 요즘, 훈훈한 재계의 미담으로 회자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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