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국제회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북한이 다음달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의장국인 러시아에 요청했다고 일본 언론이 29일 전했다. 우리 당국은 실제 회의 참석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면서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정부 당국자는 "의장국인 러시아가 북한의 참여에 대해 아직 의견을 물어온 적은 없으며, 현재 외교라인을 통해 그러한 요청이 있었는지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북한이 그간 참여해 오던 여타 국제회의와는 무게감이 다르다. 북한이 중량감 있는 인사를 보낸 국제회의는 올해 들어 지난달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26일부터 이란에서 열리고 있는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 정도다.
이 당국자는 "APEC이 개방성과 투명성을 기본철학으로 삼고 있어 옵서버로 참여하고 싶다는 국가가 있을 경우 회원국의 반대가 없는 한 참여시켜 왔다"면서도 "북한이 참석을 요청했다고 하더라도 이번 정상회의나 외교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APEC 참여요청이 와전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회의가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가 북한과 인접해 있고, 북한의 고위관리가 현지 공직자와 협력사업을 논의하던 게 조만간 열리는 APEC 회의와 연계돼 이같은 보도가 나왔다는 것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북한이 스스로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면 한국은 물론 다른 국가도 막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최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추진하던 북러간 협력사업 논의가 중앙정부까지 확대되면서 직접 관련이 없는 APEC 회의까지 언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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