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Y2012 1분기 수수료 617억원..전년동기비 27억원 증가
1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1분기(2012년 4~6월) 손보사가 신용카드사에 지출한 수수료는 6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0억원) 보다 27억원 증가했다.
보험료 증가는 반가운 일이지만 신용카드 수수료도 동시에 증가한다는 점은 손보사 입장에서 '양날의 칼'일 수밖에 없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카드수수료로 지급된 금액이 2524억원에 달한다"면서 "열심히 영업해 신용카드사에 바쳤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마다 보험료에서 일정 부분이 수수료로 꼬박꼬박 빠져나간다.
손보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수수료율이 지나치다는데 있다. 신용카드사의 보험 수수료율은 약 3%로 다른 업종보다 높다. 자동차 구매할 때 적용되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현대차의 경우 1.7%로 손보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올 초 1.75%에서 0.05%포인트 낮춘 것이다. '신용카드 업계의 불로소득이 상당하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형평성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종에 비해 카드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2500억원 이상에 달하는 수수료를 감안할 때 요율을 조금만 낮춰도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오는 12월 카드 수수료율 개편안이 시행되는데 보험사는 예외다. 개편안은 소상공인 수수료율을 낮추는 대신 대형사업자 수수료율을 올리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보험사의 경우 이미 수수료율이 높게 책정돼 있어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손보사가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도 없다. 현재 생명보험사는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카드 결제를 받지 않고 있지만 손보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손보업계 매출에서 비중이 높은 자동차보험이 대부분 카드 결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다이렉트보험 비중이 증가하면서 인터넷, 텔레마케팅을 통해 가입할 때는 현금 보다는 신용카드에 의존하게 된다.
손보업계 내부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업계와의 수수료 해법은 쉽지 않다. 몇 년 전까지 금융감독당국이 문제 해결에 나선 적이 있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하자 업계 자율에 맡긴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신용카드사의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수료 부문에서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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