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더 싸야 산다"..수도권 집값 전망 최악 수준

주택가격전망지수 92.5, 2008년 당시 보다 낮아
"6개월 내에 집 안살 것"54.4%, 전세집·분양 선호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부동산 시장참여자들의 집값 전망이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보다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부동산114가 수도권 거주자 743명을 대상으로 '2012년 3분기 주택거래 소비자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 3ㆍ4분기 주택가격전망지수가 92.5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2007년 조사가 처음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실제로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직후인 2008년 4분기 98.3포인트 보다도 5포인트 이상 낮았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주택 실수요자들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의 6개월 뒤 가격 전망을 설명하는 지수다. 100 미만이면 향후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부동산114는 국내외 경기가 동반 악화한 데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조기 회복 가능성이 낮아 집값 전망이 갈수록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거주지의 가치 수준을 평가하는 가격평가지수도 올해 3분기 77을 기록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74.4) 이후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당분간 집을 구입하겠다는 응답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실제로 앞으로 6개월 동안 집을 살 계획이 없다는 응답자는 54.4%로 2분기 46.6%에서 7.8%포인트나 늘었고, 신규 분양을 받겠다는 응답자도 2분기 39.9%에서 3분기 54.9%로 급증했다.

6개월 안에 집을 사겠다는 응답자는 14.0%에 그쳤다.

향후 이사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수도권 거주자 중 47.1%가 전셋집을 선호하고 있어 매매시장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주택 구매자와 매도자 사이에 가격 차가 10% 포인트 정도 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아파트 청약 때에도 주변 주택 시세 보다 20% 정도 낮을 때 생각해보겠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