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의 불만'은 한국 사회의 대중들, 그 중에서도 우파가 지닌 '욕구불만'을 다룬다. 지금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우파를 어떻게 정의내릴 것이며 그들의 의식과 무의식에 깔려 있는 욕망은 어떤 것인지를 탐색하는 책이다. "과거에 진보적 가치를 일정하게 지향했던 중간계급이 보수화되고 노동운동의 퇴조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우파의 스펙트럼은 더욱 다채로워졌다는 판단이다(12쪽)" 새로운 우파에 대한 성찰은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단초로서 기능한다. 더 이상 우파를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파악할 수 없다. 이 책은 '불만'이라는 코드를 사용해 우파를 분석하고 이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내다본다.
대형 교회가 우파들과 어떤 식으로 공존하는지 짚은 3장은 특히 흥미롭다. 지난 역사에서 한국의 대형교회는 이데올로기를 생성하는 기능까지 안고 있었다. 대형 교회들은 '성공'을 종교적 가치로서 제시했다. 군사정권의 산업화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성장 담론과 결합된 신앙은 말 그대로 '구원의 메시지'였다. 대형 교회가 주도한 집회는 한국인들이 처음 접하기 시작한 '성장'의 결실을 일종의 체험으로 제시하는 행사였다. '흔치 않던 총천연색의 세련된 포스터'가 뿌려지고 '팝송풍의 복음성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에서 온 부흥사가 영어로 강연을 한다.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세속적 욕망이 종교적 경지로 발돋움하는 장면이다.
어쨌든 연말에는 선택을 해야 한다. 대선은 또 한번 한국 사회를 뒤흔들 것이다. 이 책은 내 선택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선택까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우리 사회가 이러한 지평 속에 놓여 있다면, 과연 어떤 미래가 거기 걸맞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꼭 봐야할 주요뉴스
"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