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승배 HR투자자문 대표 "삼성전자 여전히 1순위"
최근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채승배 HR투자자문 대표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채 대표는 "지난해 유럽위기로 자문형랩 돌풍이 한풀 꺾이고 고객들의 투자 경험도 성숙했다"며 "압축투자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자문사들은 똑같은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올해 채 대표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에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미뤄뒀던 내부 점검에 나섰다. 운용 인프라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운용 프로세스와 전산 시스템을 정비했다. 최근 어려움을 겪으며 핵심인력의 이탈도 있었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20년 경력의 투자전략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오재열 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이사를 부사장에 선임한 것이다. 오 부사장과의 인연은 채 대표가 증권사 새내기 시절 정보교류 및 친목차 만든 여의도 증권사 신입사원 모임 때부터 시작됐다.
채 대표는 "지난해 이후 개별종목의 가치에 중심을 둔 바텀업(bottom-up) 방식보다 거시적인 시장 전망을 통해 종목을 선정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매크로 민감도가 높은 장인 요즘, 20여년간 국내 주식시장의 역사를 꿰고 있는 오 부사장의 시각이 바텀업 방식의 한계를 보완해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같은 매크로 이슈라도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주식시장을 읽는 데 있어 행동경제학적 분석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 대표는 "HR투자자문을 설립할 때 맨 처음 목표는 '절대수익추구'였는데, 만 4년이 흐르는동안 시장 영향을 받고 새로운 고객 수요에 대응하다보니 퇴색된 게 사실"이라며 "초심을 지키는게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겸허히 말했다. 운용자산도 최대 5000억원에서 현재 2000억원 가량으로 줄었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방어가 최우선'이라는 초심을 떠올리며 다가올 기회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시스템 트레이딩이 더욱 보편화될 것이라 보고 연구중"이라는 채 대표는 "지금의 투자자문업 위기가 업계 자생적인 발전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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