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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시장이 죽었다]강남 유흥가 불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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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11곳 폐업

[아시아경제 김종수 기자]"장사요?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엇비슷합니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5~6년전 가격으로 팔고 있죠."(강남 A 유흥업소 사장 김모씨)

불황은 강남 유흥가도 덮쳤다. 경기불황 여파로 고객이 급감하면서 '연중 불야성'이었던 서울 강남구 유흥가 일대에도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러워졌다.
장맛비가 내리던 지난 5일 밤 10시 선릉역 인근 먹자골목. 귀가를 서두르는 인파들만 눈에 띌 뿐 삼삼오오 무리지어 유흥업소를 찾는 이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B유흥업소의 상무 전모씨는 "요즘 장사는 잘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숨부터 쉰다. 그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단골들 덕에 그나마 버티고 있다"며 "날씨가 무더워진데다 휴가철로 이어지고 있어 손님들이 더 줄까 걱정이다"고 전했다.

역삼동에 위치한 대기업 C사의 영업담당 간부는 1~2년 전만해도 고객 접대를 위해 한달에 몇번씩 유흥업소를 찾았다.
최근에도 유흥업소를 찾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뜸 "요즘도 그런 회사들이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올들어 회사 차원에서 경기불황 등으로 접대비를 대폭 삭감했다"며 "접대를 위해 유흥업소를 찾는 건 이미 옛날 얘기"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강남구에서 명의변경을 신청한 룸싸롱과 단란주점은 올해 상반기에만 180여개다. 폐업도 올들어서만 벌써 11곳이나 했다.

경기불황에 따른 유흥업소의 매출 감소는 위스키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비싼 양주를 잘 찾지 않는데다 주당들의 음주 문화도 '양폭'(양주 폭탄주) 보다는 '소폭'(소주 폭탄주) 쪽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위스키 출고량은 711㎘로 전년동기대비 43%나 급감했다. 이에앞서 지난해 1~4월에도 전년동기대비 14% 가량 감소했다. 위스키 시장이 끝없는 추락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반면 소주는 올들어 4월까지 41만8460㎘를 출고해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3% 신장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불황의 여파로 접대문화가 약화되면서 유흥업소를 찾는 고객들이 줄어든데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 '소맥' 문화가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서울, 지방 할 것없이 고루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수 기자 kjs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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