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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의사와 직업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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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연일 계속되는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의 돌출발언이 논란이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조를 결성해 준법투쟁을 하겠다"거나 "의사 평균 연봉 9200만원은 너무 적다"고 주장했다. 의사들은 환호를 보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노 회장은 똑똑해진 소비자와 비어가는 건강보험 곳간, 그리고 전교 1등의 보상심리라는 세 축의 중심에 서 있다. 3자 갈등이 폭발 직전이란 조건은 의사들로 하여금 노환규라는 독특한 인물을 수장으로 선택한 결과로 나타났다.
그의 발언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전문가로서의 권위 혹은 자존심과 그에 합당한 부(富)를 보장해달라는 뜻이다. 메시지는 같지만 노 회장이 과거 의협회장들과 다른 건 "욕 먹더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솔직 혹은 과격함뿐이다.

특정 집단이 사회에 불만이나 부당함을 느끼고 있다면 해결해주는 게 맞다. 노 회장이 생각하는 의사의 적정 연봉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소비자와 정부 그리고 당사자인 의사들이 밀고 당겨 다시 정하면 된다.

그렇게 도출된 사회적 합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아쉽지만 다른 직업을 찾는 것이 사회적으로 맞는 행동이다. 의과 대학생 때 기대했던 연봉을 사회가 꼭 보장해줄 필요는 없다. 다른 모든 직업들도 그렇다.
노 회장의 발언은 의사를 하나의 평범한 직업군으로 보면 모두 맞다. 의사도 돈을 벌어 생활하는 직업인이며 정당하게 대가를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왔다. 그런데 그 방법으로 원하던 돈과 권위가 얻어지던가.

예전 의협회장들은 의사를 국회에 보내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여의치 않자 노 회장은 "논리적으로 떼쓰기" 전략을 구사하는 듯하다. 이는 '말로 안 되면 주먹'이라는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의사(醫師)라는 두 글자 속에는 노 회장이 인정하지 못하는 많은 사회적 뉘앙스가 포함돼 있다. 청년 노환규도 그 뉘앙스에 매료돼 의과대학을 선택했을 것이라 믿는다. 의사가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는 이상, 그것은 영원히 부정될 수 없다. 의사는 직업인임과 동시에 의사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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