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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이시영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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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사랑한다는 그 말 한마디 전해드리기 위해/이 강에 섰건만/바람 이리 불고 강물 저리 붉어/못 건너가겠네 못 가겠네

잊어버리라 잊어버리라던 그 말 한마디 돌려드리기 위해/이 산마루에 섰건만/천둥 이리 우짖고 비바람 속 낭 저리 깊어/못 다가가겠네 못 가겠네
낭이라면 아득한 낭에 핀 한떨기 꽃처럼,/강이라면 숨막히는 바위 속, 거센 물살을 거슬러오르는/은빛 찰나의 물고기처럼

■ 강과 낭이 이렇게 만날 수 있는 말인줄 몰랐다. 강은 물이 소용돌이치는 그것이고 낭은 땅이 꺼진 낭떠러지다. 말해야할 것은 뜨겁고 다급하지만, 강물은 거세고 낭떠러지는 깊다. 어쩔 것인가. 사랑한다는 이 말은 어찌 해야 하는가. 잊을 수 없다는 이 말은 또 어찌 해야 하는가. 그때 시인은 서럽도록 부릅뜬 눈으로 기적을 본다. 낭떠러지 저쪽에 피어있는 저 꽃은 어찌 된 것인가. 무섭도록 출렁이는 파도를 역류하는 저 은어들은 어찌된 것인가. 저것이 나의 말이며 나의 시이며 나의 롤모델이 아니던가. 벼랑 너머 꽃처럼, 솟구치는 물고기처럼, 사랑하라, 불가능한 그 자리에서 사랑을 시작하라.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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