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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해서 '돈' 벌고싶지? 이 여자를 믿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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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시절엔 여자感을 믿어라…평정심 잃지 않는 그녀들, 수익률로 말한 '우먼파워'

"주식해서 '돈' 벌고싶지? 이 여자를 믿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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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명/%, 자료: 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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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우리회사 차세대 대표 펀드매니저요? 똑부러진 여성 매니저가 있는데 앞으로 대성할 겁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리스크로 시장 출렁임이 심했던 올 상반기, 자산운용업계 사장과 시장 고수들에게 차세대 유망 펀드매니저를 꼽아달라고 요청하자 입을 맞춘 듯한 대답이 돌아왔다. 공통된 키워드는 '여성'.
지난해 불거진 유럽재정위기로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요즘 '위기속에 강한' 여성 펀드매니저가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트러스톤운용의 인덱스알파펀드 수익률은 지난 6개월간 3.37%였다. 삼성자산운용의 중소형포커스펀드 수익률도 3.05%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0.74%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선방인데 이 수익률은 모두 여성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리스크 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변동장세에서도 특유의 평정심을 잃지 않는 여성의 강점이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한 것이다.

10년 전 '금융투자업계 꽃'으로 불리는 펀드매니저는 대표적인 금녀의 구역이었다. 지난 2004년 국내 펀드매니저가 1000명에 육박하던 시절, 여성 펀드매니저 수는 전체의 7% 정도인 67명에 불과했다. 매일 수익률과 싸우고 철저히 성과로 평가받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펀드매니저 세계에서 여성 펀드매니저의 생존은 쉽지 않았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과 함께 금융업계 여성 종사자수는 늘었지만 리서치 등 지원업무에 투입됐을 뿐 직접 펀드를 운용하는 책임매니저의 자리는 늘 남성의 차지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올 6월 현재, 여성 펀드매니저 수는 323명으로 급격하게 불어 전체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침체기를 맞아 펀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독보적인 수익률로 자신들의 영역을 개척해나가면서 '여성 펀드매니저 전성시대'를 개막했다.
◇6개월 수익률 3.37%, 위기속 선방···탁월한 위기관리능력·종합적 시각 '두각'

트러스톤운용의 '인덱스알파펀드'를 운용하는 김응주 투자전략팀장은 퀀트(계량분석)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수급' 펀드매니저다. 인덱스알파펀드는 기본적으로 시장수익률을 추구하는 인덱스펀드지만 선물 등을 통한 차익거래로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알파전략을 통해 인덱스펀드 가운데 독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고려대 수학과 출신인 김 팀장은 학창 시절 경영·경제학과에 관심을 가지면서 금융투자업계 입사를 준비했다.

김 팀장이 인덱스펀드매니저로 클 수 있었던 데는 여성멘토들의 힘이 컸다. 국내 증권업계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1세대 '퀀트 분석가'이자 국내 최초 독립리서치 회사를 차린 지안리서치 윤희빈 대표는 틈틈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직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으로서는 유일하게 여성인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김 팀장의 사수다.

최근 여성매니저의 약진에 대해 김 팀장은 "여성의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과 사물을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단기간 운용성과를 보고 펀드매니저의 능력을 판단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리스크 관리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미국의 월가를 중심으로 여성인력에 대한 재조명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부하 직원들에게 '형'으로 불릴 정도로 털털한 성격을 지닌 김 팀장은 "멘탈(정신)이 강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똑부러지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작은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원칙을 무시하면 항상 문제가 됐다"며 "펀드 원칙의 기본을 지키면서 수익률을 안전하게 관리해나가는 균형있는 펀드매니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자산운용의 민수아 본부장은 여성 펀드매니저 시대 개막의 신호탄 같은 존재다. 가치주와 중소형주 발굴에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올 1월 가치·중소형주 운용본부 책임자로 승진해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첫 여성 본부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펀더멘털이 강한 가치주 발굴에는 민 본부장을 따라갈 자가 없다는 평가다. 신영자산운용의 간판펀드인 '밸류고배당' 펀드를 운용중인 박인희 펀드매니저와 하이자산운용의 '중소형주플러스' 펀드를 운용중인 임은미 펀드매니저도 여의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차세대 주력펀드인 '패스파인더' 펀드를 운용하는 안세윤 펀드매니저는 떠오르는 샛별이다. 안 매니저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트렉레코드(운용성과)로 시장을 이기는 펀드매니저가 되겠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유럽위기 등으로 주식시장이 침체기를 맞으면서 일시적인 수익률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기관리를 병행하는 여성의 강점이 펀드매니저업계 생리와 잘 맞아떨어지면서 여성 펀드매니저가 운용사 간판 매니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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