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기밀보호 내부 먼저 챙겨라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밖은 지금 군(軍)기밀과 관련해 시끄럽다. 대표적인 유행어가 종북이다. 종북주의 성향의 국회의원이 국회에 진출하자 같은 국회의원들까지도 "국가기밀을 보호해야 한다"며 나서는 실정이다.
종북주의성향 국회의원이 국방위원회에 진출하면 심각한 안보위협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매년 국정감사 때 군사시설이 있는 군부대 현장을 직접 방문해 군사작전계획을 들을 수 있다. 예산심사 과정에서는 서해5도를 방어하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물론 핵심부대의 무기도입 계획도 보고 받을 수 있다. 군을 감시하는 국회 국방위원회에 종북 성향의 의원이 진출하면 특히 그렇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도 지난 17일 이석기ㆍ김재연 의원 등 종북논란을 빚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겨냥해 국가기밀 관리체제를 재점검하겠다고 나섰다. 종북좌파의 기밀 접근과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원과 비서실, 당 출입인사들에 대해서도 기밀접근 체제를 재점검하고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예비역에 대해서도 군사기밀의 보호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담은 군사기밀보호법 시행령 개정안도 마련됐다. 개정안은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자에 대해 '군사기밀을 제공 또는 설명할 경우 제3자에게 누설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는 조항을 새로 담았다.
또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자는 전역ㆍ퇴직 등의 사유로 비밀취급인가가 해제된 후에도 업무상 알게 된 군사기밀을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군사기밀 취급자는 업무와 관련된 직위를 떠나 예비역이 된 뒤에도 군사기밀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군이 현역시절 업무상 알게된 기밀이 줄줄이 누설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군밖에서 군사기밀에 대한 보호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사이 우리 군은 군사기밀 보호를 얼마나 노력할까? 지난 13일 수원공군비행장을 찾았다. 해병 1사단 장병들이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 1주년 합동훈련에 참가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장병들은 백령도로 향하는 헬기에 탑승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수송헬기를 처음 타보는 장병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하지만 한쪽에서 해군과 육군 영관급 장교들은 스마트폰으로 활주로와 이글루(격납고)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에 열중이었다. 현장에 있던 공군 부사관은 깜짝 놀라며 사진촬영을 막았다. 하지만 영관급장교들은 귀찮다는 듯이 사진을 마저 찍었다.
공군 기지내에 활주로를 찍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전투기의 이착륙의 숫자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글루는 위치와 입구 두께를 파악할 수 있어 적군에게 공격미사일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교들은 눈치를 보더니 이번엔 동영상촬영도 서슴없이 했다. 공군 부사관의 만류는 이번에도 잔소리에 불과했다.
몇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군내부의 군사기밀유출이 언론에 보도될때마다 군은 철저한 강구대책, 교육강화를 외쳐왔다. 도대체 '군사기밀 보호'는 언제까지 외칠 것인가. 외부인들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내부자의 소행임을 군은 언제 깨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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