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택시 강도, 기사에게 한 말이 고작…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한밤 중 손님인 척 택시에 오른 뒤 택시기사의 돈을 빼앗으려던 20대 남성이 또다른택시기사에 의해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8일 택시기사를 위협해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특수강도 미수)로 심모(23)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심씨는 이날 오전 1시40분께 송파구 잠실동 신천역 근처에서 자신이 타고 온 택시 기사 박모(60)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지갑과 현금을 강탈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씨는 목적지 인근에 도착하자 흉기를 꺼내 박씨를 위협하면서 "현금 주세요, 현금. 저 강도거든요", "돈만 주시면 아무짓도 안할테니까" 등 강도라고 하기에는 어설픈 모습을 보였고, 이어 "돈 안받을테니까 블랙박스 좀 떼주세요"라고 애걸하기까지 하는 모습이 차량 내부에 있는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하지만 심씨의 위협을 받은 박씨가 택시 창문을 열고 "사람 살려주세요"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를 다른 택시 기사 김모(42)씨가 목격,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심씨가 타고 있던 택시 뒷좌석 문을 자신의 택시로 막아 심씨가 내리지 못하도록 하는 기지도 발휘했다.

경찰에 붙잡힌 심씨는 "무직에 카드빚이 천만원이 넘어 이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심씨를 검거한 택시기사 2명에 대해 관련규정에 따라 표창을 하고 포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조인경 기자 ik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