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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간연속 2교대 근무제’ 10년만에 성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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使 “삶의 질·생산성 향상 동참” 호소에 勞 “인원 충원·공장증설 우선” 요구

현대차 3공장 의장라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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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2003년 밤샘 근무를 없애고 직원의 삶의 질 개선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주간연속 2교대’ 도입을 논의해 왔다. 2011년 생산물량 만회 방안을 비롯해 주간연속 2교대 도입을 위해 노사간 의견 접근이 이루어지는 듯 했으나 노조 측이 신규인력 충원과 공장증설을 요구하면서 다시금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협의가 또다시 진퇴양난에 빠져 회사측은 고민이 많다. 노사측은 신규인력 충원없이 공장신설 만으로는 생산 물량을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주간연속 2교대 근무제’ 10년만에 성사되나 원본보기 아이콘

현대차 노사는 지난 10년 동안 주간연속 2교대 시행을 위해 노력해왔고, 2011년 근무형태 변경 추진위원회에서 생산물량 만회 방안에 대해 노사간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뤄냈다. 회사는 이를 토대로 2011년 11월 “주간연속 2교대 2013년 본격 시행”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고용노동부에 신규 채용, 설비투자, 주간연속 2교대 시행을 통한 초과근로 및 심야근로 개선 등 근로시간개선 계획서를 지난해 말 제출해 고용노동부가 이를 올해 1월 4일 최종 승인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1월 27일 “휴일 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시키겠다”는 근로기준법 개정 방침을 돌연 발표했다.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 관련 휴일근로를 통해 평일 생산물량 감소분의 일부를 만회한다는 계획을 잡았던 현대기아차는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생산성은 낮고 고용구조는 경직된 상황에서 정부까지 나서 근로시간 축소를 강제하고 이를 만회할 수 있는 휴일근로까지 차단하려 하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현대자동차 노조가 밤샘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2교대 시행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그동안 주간연속 2교대 도입 논의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3무(無) 주장’을 다시 꺼내들었다. ‘3무 주장’은 주간연속 2교대 시행으로 노동시간이 줄더라도 노동강도 강화, 임금 감소, 기득권 저하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2008년 합의 바탕으로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논의한 끝에 2011년 ▲라인별 시간당 생산대수(UPH UP) 향상 ▲식목일/제헌절 등 과도한 휴일, 휴가 축소 통한 작업시간 확보 방안 등 물량만회 방안에 있어 구체적인 의견접근을 이뤘다. 또한 물량만회 대수를 18만 7000대 중 18만 4000대까지 의견을 좁혔다.

그러나 2011년 11월 강성 문용문 노조 집행부 체제가 들어선 이후 노조가 그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3무 원칙’를 다시 꺼내 들었고, 그동안의 의견 접근안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와의 공동교섭을 요구해 온 기아차 노조(배재정 지부장)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의 예상치 못한 고용정책 수정과 현대차 노조의 역주행이 겹치면서 지난 10년간 준비해온 주간연속 2교대 노력이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기에 놓였다.

사측은 지난 2월 16일 사내유인물 ‘함께가는 길’을 통해 회사가 주간연속 2교대 협의내용을 마치 합의된 것처럼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있다는 노조 주장에 대해 “주간연속 2교대 도입 의지를 밝힌 것이지 협의내용을 발표한 것이 아니다”라며 “근로형태변경추진위원회(근추위)에서 의견 접근을 했던 내용에 대해 일방적이라고 하는 것은 노사간 신의를 저버리는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또한“지난 수년간의 노사합의를 부정하고, 향후 노사관계에 더 큰 혼란만 초래할 뿐”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사측은 2008년 노사 합의서에 8+8의 근무형태는 현재 설비나 제반 여건상 불가하므로 일단 8+9 근무형태에서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2003년 이후 10년간 논의를 통해 진전된 노사간 의견접근 사항의 제도적 틀이 이미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본격 협의 전에 현재 노조가 입장을 바꾸고 있다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노사는 주간2교대 시행에는 이견이 없지만 도입시기와 근무형태 등을 놓고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실질적인 제도도입을 위해서는 생산물량 부족분 만회방안 마련은 물론, 생산성 향상을 위한 표준 맨아워 산정 등 노동조합의 일정부분 양보 및 협조가 동반돼야 하지만 상황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사측은 시설투자를 병행해 성공적인 주간연속 2교대 시행 환경을 조성코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911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사측 관계자는 “주간연속 2교대 논의가 합의 된다면 6개월~1년 정도 후 편의시설 등 투자를 통해 공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설이나 추석 등 연휴에 공사를 진행하거나 공장 가동을 스톱하고 진행할 수 있지만, 그 시기나 일정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경쟁격화로 판매고에 시달리며 제휴나 인수합병 등 합종연횡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공급과잉이 심화되며 업체간 생산원가 경쟁도 치열해져 누가 고정비를 낮춰 더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추느냐가 앞으로 생존의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의 주장처럼 주간연속 2교대를 도입하며 생산 경쟁력 향상과 물량만회에 대한 논의는 배제한 채 무조건적인 근무시간 단축과 임금보전, 신규공장 신설만 추진할 경우 이는 막대한 고정비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는 경영위축, 기업 경쟁력 약화, 신규 일자리 창출 저해에서 고용위기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게 사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2011년 현재 특근물량을 제외한 현대기아차 국내공장의 생산운영능력은 10+10기준으로 총 289만대(현대차 164만대, 기아차 125만대)이며, 신차라인 전개와 기아차 광주공장 증산 등 효과를 감안하면 10+10기준 생산능력은 이보다 더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줄어든 근무시간 생산능력 만회가 최대쟁점
이처럼 주간연속 2교대 시행의 관건은 10+10 기준 생산능력과 8+9 기준 생산능력의 차이를 어떻게 만회하느냐에 달려 있다. 생산능력 만회가 필수적인 이유는 자동차 제조업의 생존기반이 생산과 판매이기 때문이다. 자칫 주간연속 2교대가 생산차질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생산 경쟁에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그 피해는 회사의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져 직원들의 고용위기를 자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사측은 주간연속 2교대 시행을 위해 생산물량 만회가 그 전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생산물량 만회는 사회적 상식을 넘어서는 과도한 휴일수를 일부 축소하는 등 추가 작업시간 확보 노력과 각 생산라인마다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조금 올리는 등의 생산성 향상 노력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현대 노조측은 지난해 근무형태 변경 위원회에서 근무시간을 10+10시간에서 8+9로 추진했으며, 설비를 확충하고 휴계시간을 축소해서 물량을 만회하는 것에 대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러나 합의가 거의 이루어졌다가 무산됐다는 건 회사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고, 단지 협상과정일 뿐 이었다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다.

노조측은 8+9 근무의 경우에 10+10 물량으로 맞춰주는 조건에서 생산물량을 만회하기 위해 설비를 추가하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올해는 인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194만 5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가 10+10 근무 시 163만대 정도 예상하는 상황에서 8+8이나 8+9로 하면 변경하면 생산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이정도 물량을 커버하려면 신규라인을 생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사측은 현재인원으로 가능하다고 하는데 노조측은 동의 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노조측은 “2011년도 단기 순이익이 8조 1000억이 넘었는데 현대 차 생산량이 떨어진다는 것은 근거 없는 얘기 아닌가”라며 “물량 확보를 위해 투자금액을 제시했지만, 이미 공장이 노후한 상태라 설비를 확충한다고 하더라도 목표 생산량을 채우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공장을 확충하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잘 팔리는 차종에 한해서라도 신규라인 개설이 필요하다는 게 노조 측의 견해다. 이어 생산량 늘리는 건 동의하지만 인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해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간연속 2교대’ 해외선 대세… 국내선 두원정공 첫 도입

해외메이커들의 근무형태는 어떨까. 먼저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초 경기침체에 따른 물량감소로 주간연속 2교대를 도입했다. 노조는 근무시간단축에 따른 임금감소 수용 및 물량증대 후에는 잔업 및 비정규직 투입으로 대응했다. 일본은 맨아워 등 생산표준이 합리적으로 정립돼 있고, 노조 규제는 현장 관리자 의견 일부 수렴으로 거의 없는 편이라고 한다. 근무형태 변경 시 임금보전 없이 심야/잔업 수당이 감소할 수 있고, 직능급을 토대로 한 변동 월급제로 생산성/업무능력/고과, 근태 등을 반영한다.
독일은 고용안정을 위해 기업의 경쟁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따라 시장수요나 생산방식, 작업장 상황 등을 고려해 근무형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임금체계도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 더불어 고용보장이 우선순위가 됨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임금 동결이나 임금보상 없는 근무시간 연장, 연장 및 주말할증의 삭감이나 폐지 등 임금을 희생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은 주간연속 2교대를 기본으로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근무형태를 운영한다. 생산속도 및 근무형태 등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기 곤란한 상황에서는 일시해고 등과 같은 인원조정도 고려한다. 근무형태는 주간연속 2교대를 기본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물량 감소시 1교대, 물량 증대시 3교대를 운영하며, 이는 노사 협의를 통해 사업장별로 다양하게 운영된다. 임금은 직무급/시간급 임금체계로 근무시간 감소 시에 임금보전은 전혀 고려 대상 아니다.

이처럼 해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고용유연성이 확보돼 있으며, 기업의 경쟁력이 제고돼야 고용이 보장된다는 점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원정공이 노사합의로 2010년 9월 21일 주간연속 2교대를 시행했다. 2007년 두원정공 노사는 단체협약에서 2008년 3월부터 임금 삭감 없는 주간연속 2교대제 완성을 위한 노사 공동 연구팀을 구성 운영 한다고 합의했다. 2009년 단체협약에서는 2010년 9월1일부터 월급제로 전환해 실시할 것에 대한 의견을 이뤘고, 2010년 단체협약에서는 9월 21일부터 주간연속 2교대와 월급제 시행을 합의했다.

두원정공은 주간연속 2교대를 '8+8'로 설계해 1조(주간조)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고, 2조(야간조)는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한다. 휴게시간과 식사시간 각각 40분은 유급으로 인정된다. 잔업은 없는 대신,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주말특근은 열어둔 상태다.

주간연속 2교대 실시와 함께 임금은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전환했다. 이는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고, 심야노동 축소 및 폐지를 통한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활임금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두원정공이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 한 이유는 야간노동철폐로 노동자의 건강권을 확보하고 시급제를 월급제로 전환해 안정적 생활임금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만족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두원정공이나 해외의 주간연속 2교대 모델은 각 사업장의 상황에 맞게 설계된 것이라 다른 사업장에 그대로 적용했을 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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