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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전기면도기 부자(父子)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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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준 조아스전자 대표(왼쪽)가 회사 창립 30주년을 맞아 아들인 오성진 전무와 함께 활짝 웃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태준 조아스전자 대표(왼쪽)가 회사 창립 30주년을 맞아 아들인 오성진 전무와 함께 활짝 웃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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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필립스 등 글로벌 전기면도기 브랜드에 맞서 30년간 국내 토종 브랜드의 명맥을 지켜낸 부자(父子) 기업인이 있다. 국내 유일의 전기면도기 전문 업체인 조아스전자의 오태준 대표(57)와 오성진 전무이사(33)다.

오 대표는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에 산 역사로 통한다. 그는 1974년부터 국산 전기면도기 개발에 뛰어들어 2년 만에 칼날과 망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1983년에는 국내 최초로 전기 면도기 양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했다.
당시 전기면도기 시장에 뛰어든 국내 대기업들도 일본과 독일 등에서 수입한 부품으로 조립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오 대표는 기술력 하나로 혼자서 국산화를 이뤄낸 대단한 일이다.

"돈 한 푼 없는 상황에서 10여년간 직장에서 갈고 닦은 기술력만 믿고 남대문, 청계천 등에서 장사를 하는 도매상들을 찾아갔습니다. 전기면도기 설계도면을 주면서 돈을 빌려주면 제품을 만들어주겠다고 했죠. 담보 없이 신용으로 30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으니 도매상들도 황당했을 것입니다."

오 대표는 3000만원을 종잣돈으로 국산 전기면도기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오 대표가 곧 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본과 독일 등의 글로벌 전기면도기가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제품이 설 자리가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오 대표가 개발한 한국산 면도기는 남대문 시장 등에서 값비싼 수입산 제품을 제치고 불티나게 팔렸다. 라면박스에 제품을 넣고 유통시키던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주문량이 계속 늘어났다. 이를 기반으로 신사옥도 짓고 중국에 공장도 설립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30년간 오 대표는 전기면도기 시장에서 당당하게 살아남았다.

오 대표의 아들인 오 전무는 미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유학파다. 오 대표는 오 전무에게 한 번도 가업을 이어가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자의 마음은 통했다. 오 전무는 가업승계를 결심하고 미국을 떠나 조아스전자 중국지사에 입사했고 지난해부터 아버지를 도와 최고운영책임자(CCO)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아버지가 오랜 세월 동안 땀과 열정을 바쳐 이어온 국산 토종 전기면도기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겠습니다. 또 올해를 제2의 창업원년, 글로벌 브랜드 원년으로 삼아 조아스전자를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게 만들겠습니다."

오 대표와 오 전무는 23일 매우 뜻깊은 날을 맞았다. 1982년 10월 조아스전자의 전신인 성진전자를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창립 30주년을 기념했다. 제2의 창업과 글로벌 도약을 기념하며 슬로건과 기업이미지(CI)도 새롭게 바꿨다.

오 대표와 오 전무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명품 전기면도기를 선보이는 것이다. 이들 부자가 꿈꾸는 조아스전자의 희망찬 미래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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