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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 '코리아' 진짜 주인공 현정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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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 '코리아' 진짜 주인공 현정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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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현정화(44)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 겸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는 지금까지 영화 '코리아'(감독 문현성, 제작 ㈜타워픽쳐스)를 세 번 봤다. 영화를 볼 때마다 그는 눈물이 난다. 당연한 얘기다. 1991년 41회 일본 지바세계탁구선수권의 남ㆍ북 단일팀 실화를 영화로 옮긴 '코리아'는 그에게 영화 이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현정화는 20대 초반 혈기왕성했던 자신을 떠올리며 그 동안 놓고 있던 남북통일의 절실함을 다시 되새긴다. 야구와 축구를 제치고 탁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였던 1990년대 황금기도 그의 머리를 스친다. 현정화는 지금 그가 느끼는 이 감정들을 관객들과 고스란히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코리아' 문현성 감독이 영화 하겠다고 찾아왔을 때 제가 그랬어요. 왜 이제야 오셨냐고요. 제 머리 속에는 오로지 탁구뿐이었어요.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마음을 독하게 먹었죠. 영화를 계기로 탁구 붐을 일으킬 수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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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촬영 현장에서 현정화는 '총감독'이라는 명칭으로 통했다. 그는 현정화 역의 하지원과 리분희 역의 배두나 등 출연 배우들에게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과 똑같이 혹독한 탁구 훈련을 시켰다. 배우들이 진짜 국가대표 탁구 선수로 보이는 것은 그에게는 가장 중요했다. 외적 모습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이야기 속 진정성을 표현할 수는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연습 3개월 만에 두 배우는 적어도 자세와 움직임만은 국가대표 탁구 선수로 거듭났다. 하지원과 배두나가 별 불만 없이 그의 뜻을 따라준 덕분이다. 극 중 탁구 경기 장면도 현정화의 '악바리' 완벽주의로 실제 경기에 육박하는 박진감을 갖게 됐다. "실제 경기를 똑같이 재연하는 것은 재미없어요. 역동적인 경기 장면을 영화에 다 담아낼 수 없다면 임팩트 있는 장면들 위주로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아요. 마치 제가 감독인 것처럼 자랑스럽습니다.(웃음)"

지금에야 다 아련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자리했지만, 1991년 남북단일팀의 처음 분위기는 살벌했다. 남한 최고의 에이스 현정화도 북한 최고 선수 리분희도 절대 상대에게는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현정화는 리분희와 조를 이뤄 복식에 출전했다. 원래 현정화의 복식 파트너는 3년 동안 호흡을 맞춘 홍차옥(극 중 최연정 역)이었다. 무조건 50 대 50의 선수 구성을 고집한 북한 때문에 현정화는 리분희와 뛰어야만 했다. "각각 장ㆍ단점이 있었어요. 리분희는 그 대회 단식에서 준우승할만큼 개인 기량이 훌륭한 선수였죠. 그러나 처음 호흡을 맞추는 탓에 동선이 잘 맞지 않았어요." 오히려 잘 된 일이었다. 초반의 삐걱거림과 어색함이 둘을 더 큰 우정으로 밀어넣는 계기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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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봉 이후 현정화는 더 바빠졌다. 지금은 '덜' 해진 탁구의 인기를 되살려야 한다. 포스트 현정화, 포스트 유남규를 빠른 시일 내에 탄생시키는 것도 그의 몫이다. 중요한 일이 하나 더 생겼다. 현정화는 1991년 이후 맥이 끊긴 남ㆍ북간 탁구 교류를 다시 시도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영화로 교류하는 건 한번이면 끝이잖아요. 일단 함께 무엇이든지 추진할 마음을 먹게 하는 게 중요해요. 우리가 북한에 가고, 그들을 남한에 오게 만들고요. 당장 남ㆍ북 단일팀이 어렵다면 탁구 경기 교류전을 정기적으로 열면 됩니다. 그러면 지금은 경색된 남ㆍ북 관계도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해요." '코리아' 덕분이다. 비로소 현정화는 통일로 나아가는, 작지만 위대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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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 birdcage@·사진 이준구(ARC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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