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한 경제 품고 황금평 공동개발 등으로 이득도 예상"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중국이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북한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하는 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되면 그곳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서도 FTA가 적용된다. 중국이 한국의 제안을 협상 전에 수용한 것은 한ㆍ중FTA를 통해 한반도 전역에서 영향력을 키운다는 포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한국의 통상장관은 지난 2일 "양국의 합의에 따라 지정되는 역외가공지역과 관련한 사항을 다루는 적절한 규정이 앞으로 한중FTA에 포함될 것"이라고 공동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최석영 FTA교섭대표는 "여기서 말한 역외가공지역은 북한을 의미한다"며 "개성공단을 포함해 중국이 개발중인 황금평ㆍ나진선봉지구도 앞으로 협상에서 충분히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이 먼저 요청해 성사됐다. 그러나 중국 역시 북한을 한중FTA 영향권으로 묶는 게 '실보다 득이 더 크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8일 "중국이 북한을 의식해 이번 합의에서는 직접 '북한'을 언급하진 않았다"면서 "중국이 이를 수용한 건 북한을 경제적으로 돕고 싶어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중국도 황금평 공동개발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니, 이 조항으로 득을 본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수호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동북3성 일대와 북한간 철도를 연결하는 작업과 함께 압록강 일대 상당 지역에서 북중간 도로를 개선하는 공사가 진행중이라는 소식을 최근 현지인들로부터 들었다"며 "중국은 북한의 광물자원과 함께 태평양 지역 진출을 노린다"고 설명했다.
박한진 코트라 중국본부 부부장은 "중국 입장에서도 한중FTA를 통한 북한의 개방을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남북한과 함께 교류를 늘릴 수 있다는 면에서 중국의 이득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ㆍ안보적으로도 북한을 끌어안는 게 양국 모두에게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정치적인 측면에서 일본이나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반도 전역을 포함하는 게 유용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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