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노벨상은 1991년 미국에서 노벨상에 대한 패러디로 만들어진다. 시작은 단순했다. 미국의 유머 과학잡지인 '기발한 연구 리서치'(Annals of Improbable Research)가 '따라할 수 없으며 따라해서도 안 되는' 연구 성과에 '괴짜' 노벨상을 주기로 한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이그노벨상은 과학계의 또 다른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처음에는 웃게 하지만 그 다음에는 생각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하버드 대학교 샌더스 극장에서 열리는 시상식에는 실제 노벨상 수상자들도 여럿 참석한다. 매년 9월 진짜 노벨상 수상자 발표 직전에 열리는 시상식은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된다.
지난해 등장한 '공공안전' 부문의 수상자를 살펴보자. 영광은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존 센더스에게 돌아갔다. 그는 자동차 바이저가 계속 운전자의 얼굴 위로 펄럭여대는 상황에서 주요 고속도로를 운전할 경우에 대한 안전 실험을 실시했다.
2011년 수상 내역을 쭉 살펴보자. 생물학상 수상자는 특정 딱정벌레가 호주산 맥주병과 짝짓기하는 이유를 연구했다. 화학상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자는 사람을 깨울 수 있으려면 와사비 냄새의 농도가 어느 수준이어야 하는지 연구하고 이를 이용해 '와사비 경보기'를 개발한 연구진에게 돌아갔다. 사람들이 오줌을 참을 떄 특정 문제에 대해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 이유에 대한 연구는 의학상을 받았고, 사람들이 왜 매일 일상적으로 한숨을 쉬는지 알아보려고 한 연구는 심리학상을 받았다.
한국인 수상자는 1999년에도 배출됐다. 이 해 '향기나는 양복'을 개발한 코오롱의 권혁호씨가 환경보호상을 받았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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