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표현해 사람 사이의 관계를 활용해 이익을 얻기 위해 인맥을 동원하는 일을 총칭하는 이같은 중국 특유의 문화 역시 급격한 성장 속에서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다. 십여년 전이라면 콴시만으로 기업경영을 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현지 한국인들은 지적한다.
가족을 중심으로 한 유교문화가 오랫동안 자리 잡은 중국에서 콴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아울러 선진국과 같이 사회 전반에 모든 제도가 잘 짜여지지 않은 만큼 국가나 기관이 이같은 제도적 결함을 상쇄시켜줄 게 필요하고 그 틈을 콴시가 메우는 것이다.
그렇기에 경제가 성장하고 사회가 투명해지면서 비합리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콴시가 변하는 것 또한 이상할 게 없다는 게 현지인들의 지적이다. 중국 개방 초기에 외국인들이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콴시를 배웠다면, 이제는 중국인들이 해외문물을 배우고 있는 셈이다. 이 회장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콴시가 보다 영악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콴시가 중요한 이유는 중국인 특유의 과시문화가 한 몫 한다. '내가 이 정도 (높은) 사람들과 친하다'는 징표를 공공연히 뽐내고, 또 그로 인해 생활 곳곳에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콴시의 무게감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결정적인 순간엔 여전히 콴시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
중국 기업을 상대로 납품거래를 하는 한 한국 기업인은 "중국 국영기업이나 개별기업들도 5000만원이 넘는 프로젝트 때는 공개입찰을 통해 하는 경우가 많지만 속내를 보면 미리 납품업체가 선정된 경우가 많다"며 "물밑에서 강력한 콴시의 힘이 작동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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