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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영악해진 '콴시(關係)' 그래도 여전히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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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듣는 말이 콴시(關係·관계)다.

쉽게 표현해 사람 사이의 관계를 활용해 이익을 얻기 위해 인맥을 동원하는 일을 총칭하는 이같은 중국 특유의 문화 역시 급격한 성장 속에서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다. 십여년 전이라면 콴시만으로 기업경영을 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현지 한국인들은 지적한다.
이창호 재북경 한국인회 회장은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콴시가 예전과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인다"며 "콴시로 맺어진 인연이라 하더라도 접근은 허락하되 승낙은 하지 않는 일이 빈번해졌다"고 설명했다.

가족을 중심으로 한 유교문화가 오랫동안 자리 잡은 중국에서 콴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아울러 선진국과 같이 사회 전반에 모든 제도가 잘 짜여지지 않은 만큼 국가나 기관이 이같은 제도적 결함을 상쇄시켜줄 게 필요하고 그 틈을 콴시가 메우는 것이다.

그렇기에 경제가 성장하고 사회가 투명해지면서 비합리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콴시가 변하는 것 또한 이상할 게 없다는 게 현지인들의 지적이다. 중국 개방 초기에 외국인들이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콴시를 배웠다면, 이제는 중국인들이 해외문물을 배우고 있는 셈이다. 이 회장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콴시가 보다 영악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콴시가 여전히 중요한 이유는 특정한 상황에서 필요한 '도구'가 아닌 생활 면면의 '문화'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부회장은 "중국 사업에서 콴시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룰로 작동한다"면서 "요즘과 같이 마지막 순간 2%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경쟁이 치열한 기업환경에서 평소 견고한 콴시가 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콴시가 중요한 이유는 중국인 특유의 과시문화가 한 몫 한다. '내가 이 정도 (높은) 사람들과 친하다'는 징표를 공공연히 뽐내고, 또 그로 인해 생활 곳곳에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콴시의 무게감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결정적인 순간엔 여전히 콴시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

중국 기업을 상대로 납품거래를 하는 한 한국 기업인은 "중국 국영기업이나 개별기업들도 5000만원이 넘는 프로젝트 때는 공개입찰을 통해 하는 경우가 많지만 속내를 보면 미리 납품업체가 선정된 경우가 많다"며 "물밑에서 강력한 콴시의 힘이 작동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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