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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황광우 "고전 읽으면 수천년의 삶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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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황광우 "고전 읽으면 수천년의 삶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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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철학콘서트'로 이름을 알린 황광우(사진)씨. 그는 시인 황지우의 동생이자 철학자다. '황지우'와 '철학', 이 두 단어에 그의 인생 전부가 녹아있다. '황지우'는 현실에 맞섰던 투사 황광우를, '철학'은 철학자 황광우를 말한다.

황씨는 '젊음이여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를 펴낸 직후인 2007년 4월, 중풍으로 쓰러졌다. 그 뒤 오른손과 오른발의 움직임이 더뎌졌다. 겨우 왼손만을 움직일 수 있었다. 그렇게 그는 '왼손잡이' 저자가 됐다.
왼손만으로 2년 동안 '철학하라'를 썼다. '도덕경'과 '중용', '삼국유사', '순수이성비판' 등 동서양 고전 40선을 다룬 책이다.

황씨의 신간 '철학하라'가 나온 지 꼬박 일주일 뒤인 13일, 그에게 현실과 철학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내게 현실과 철학은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현실을 바꾸기 위한 무기가 곧 철학이고, 철학을 부르는 힘이 바로 현실"이라고 답했다.

◆'현실'과 '철학'의 의미=황씨의 어릴 적 꿈은 학자였다. 현실은 달랐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외치며 싸웠다. 황씨도 자연스레 투사의 길을 걸었다.
1978년 서울 6개 대학 연합시위 사건에 연루돼 군사재판을 받았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도 겪었다.

그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모든 철학자들은 세계를 해석해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세계를 바꾸는 것이다'고 말한 맑스를 따라 민중의 삶을 개선하는 일에 온 열정을 바쳐왔다"면서 "글을 써온 것은 현실을 바꾸려는 실천의 장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진리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황씨의 처녀작은 1984년 세상과 만났다. '소외된 삶의 뿌리를 찾아서'였다. 당시 그의 필명은 황광우가 아닌 정인이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 황씨는 여러 필명으로 책을 냈다.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도 정인이란 이름으로 쓴 책이다.

황인평, 조민우, 최윤희 등은 그의 다른 이름이었다. 치안본부의 눈을 피하려 편집부란 이름으로 글을 발표한 적도 있다. 황씨가 그의 진짜 이름을 걸고 책을 낸 것은 1991년의 일이다. 그의 '두 번째' 처녀작, '뗏목을 이고 가는 사람들'엔 황광우란 이름이 오롯이 새겨져있다.

◆고전을 읽는 사람은 수천년의 삶을 사는 것=황씨는 '뗏목을 이고 가는 사람들'을 출간한 뒤 2006년 '철학콘서트 1', 2009년 '철학콘서트 2'와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을, 2010년 '레즈(새롭게 읽는 공산당 선언)' 등을 냈다. '논어'와 '유토피아', '자유론' 등 고전에 담긴 이야기를 담아낸 책들이었다.

그는 "어려서 학교 공부만큼은 모범생처럼 했지만 되돌아보면 무엇을 배웠는지 모르겠다"면서 "고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제학과를 나온 사람이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을 제대로 안 읽고, 철학을 공부했다는 사람이 플라톤의 '국가론'을 정독 안 하는 현실을 보면 고전을 모른다는 고백이 자기만의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게 황씨의 말이다.

고전에 대한 황씨의 믿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지를 알려주고, 삶을 가르쳐 주는 게 고전이라는 것이다.

그는 "경제가 성장세를 따라 가도록 만들고, 정치를 민주화하는 것은 다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수단"이라면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현자들의 생각을 배우는 것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믿음은 황씨가 '철학하라'를 쓰게 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고전을 읽는 것은 수천년의 삶을 사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철학콘서트 3'을 탈고했다. 이것으로 자기의 철학 기행이 끝을 장식하게 됐다고 말하는 황씨다. '철학하라'를 읽으면서 그의 다른 신간, '철학콘서트 3'이 나오는 5월을 기다려본다.

철학하라/ 황광우 지음/ 생각정원/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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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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