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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입회금 반환대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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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회원권, 분양가보다 시세 낮은 곳 수두룩 "2012년 최악의 위기"

'입회금 반환대란'이 오고 있다.

전 세계적인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골프장업계는 특히 최근 몇 년간 신설골프장의 급증까지 겹쳐 골프회원권시장이 장기적인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입회금 반환이다. 올해는 특히 2005년 이후 회원권을 분양한 골프장들의 반환 시기가 속속 도래하고 있다. 지금 이대로라면 입회금을 반환할 자금력이 없는 골프장은 부도 사태 등 존립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 '입회금 반환대란'은 왜?= 입회금은 골프장이 회원권을 분양하면서 받은 돈이다. 회원권은 평상시에는 시중에서 거래가 가능하지만 시세가 떨어져 분양가보다 낮게 형성되면 주식과 달리 골프장에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요즘 같이 시세가 폭락하면 당연히 매매를 하지 않고, 골프장에 반환을 청구한다. 골프장 대다수는 그러나 분양대금을 이미 공사비 등으로 다 써버린 상태다.

신설골프장들은 그래서 보통 5년이 지나야 반환이 가능한 일종의 약정을 걸어둔다. 하지만 이 기간이 지나도 시세가 유지되지 않으면 일시에 반환 신청이 몰리게 되고,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올해는 더욱이 입회금 반환 청구가 예상되는 골프장이 무려 46개소, 그 규모 2조9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대란의 주범은 '회원권 폭락'= 입회금 반환대란의 가장 큰 이유는 자산시장의 악화와 골프장 급증으로 시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용과 투자가치 등 회원권을 보유하는 메리트가 없어졌다는 이야기다. 실제 2008년 3월까지의 상승기에는 회원권을 사면 보통 가격이 올라갔지만 2008년 4월 이후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고, 급기야 시세가 분양가의 절반 이하로 반토막난 곳도 있다.

회원권의 가치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은 주가(코스피 지수)와의 연동관계에서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2009년 상반기까지는 주가와 비슷한 추이를 나타내다가 그 뒤로는 주가와 상관없이 '나 홀로 하락'하는 현상을 빚고 있다. 낙폭도 갈수록 크다. 지난해 12월 회원권 평균가(117개 기준)는 5년 전인 2007년에 비해 53%나 급락했다. 수도권은 57%로 비율이 더 높았다.

앞으로의 전망도 '적신호'다. 올해 33개의 골프장이 개장을 서두르고 있어 국내 골프장 수는 적정선인 450개를 돌파해 468개소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투자가치를 상실한 회원권 평균가는 지난해 1억42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1/3수준으로 더 추락할 수도 있다. 신설골프장의 공사가 지연, 또는 중단되고 회원권 분양난이 가속화되는 까닭이다.

▲ 입회금은 '장기 부채'= 일부 골프장들은 회원들을 상대로 입회금을 분할 지급하겠다고 설득하는 등 차선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입회금은 골프장 측에서는 사실 부채나 다름없다. 부채를 제 때 갚지 못하면 부도 사태로 직결된다. 현재로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일부 대기업 계열 골프장 이외 대부분이 비슷한 처지다.

한국과 비슷한 입회금제를 운영했던 일본 역시 1750개의 절반에 육박하는 800개 이상이 부도난 사례가 있다. 이 같은 현실은 앞으로도 몇 년간 골프장업계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 골프장은 새 주인에게 인수되지만 회원이 없는 퍼블릭으로 전환할 것이다.

어차피 기존 회원을 승계하라는 조건은 어불성설이다. 아무도 골프장 인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회원권은 휴지가 될 것이다. 물론 도달거리나 주말예약, 회원 수 등 차별화가 가능한 골프장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회원권 보유자로서는 세밀한 분석을 토대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하루빨리 매각 여부를 결정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kole33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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