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유로붕괴 대비..옛 통화 사용가능 여부 타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몇몇 글로벌 은행들이 유로가 붕괴되는 경우에 대비해 유로 도입 이전 유럽 각국 통화의 사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가 붕괴될 경우 옛 유럽 통화인 그리스 드라크마화, 포르투갈 에스쿠도화, 이탈리아 리라화 등을 이용해 백업할 수 있도록 조치에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최소 2곳의 글로벌 은행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몇몇 은행의 기술 담당자들은 금융거래에 사용되는 네트워크를 다루는 컨소시엄인 '스위프트'와 접촉해 현재의 스위프트 시스템에서도 옛날 코드를 이용해 거래가 가능한지 여부를 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거래에서 유로의 경우 'EUR', 과거 그리스 드라크마의 경우 'GRD' 등 3개의 영문 알파벳으로 만들어진 고유 코드가 있는데 이미 10여년 넘게 사용되지 않았던 GRD와 같은 코드가 현재의 스위프트 시스템에서도 이용이 가능한지 알아본 것이다.
그러나 스위프트는 유로존에 의심과 불안정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옛 코드 사용 여부 등에 대한 정보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주 유로 붕괴에 대한 추측은 과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금융회사 및 기업들은 조용하게 지난 몇 주간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금융감독청은 최근 주요 은행들에 비상사태에 대한 대비 수준에 관한 사항들을 갱신해줄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미국에서도 규제 당국과 은행들이 비슷한 내용의 대화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 외무부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은행이 붕괴되는 것에 대비해 영국인들을 철수시키는 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에서 영업점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최근에는 거의 매일 그리스에서 자금을 빼 옳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상시에 2주에 한 번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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