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만기 짧아지고 기업예금 비중 늘어

은행 유동성 관리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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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은행의 유동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기예금의 만기는 점점 짧아지고, 가계예금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는 기업예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 중 만기가 3년 이상인 예금의 비중은 지난 10월말 현재 2.2%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비중은 10월말 현재 15.7%로 올 초 14.1%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단기예금 비중이 늘어난 것은 유럽발 재정위기 등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에 불안을 느낀 고객들이 대기성 자금으로 은행에 잠시 돈을 맡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장기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 금융당국이 주문하는 고정금리대출 확대도 힘들어진다. 장기 고정금리대출을 늘리려면 그에 상응하는 장기 자금조달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기예금뿐 아니라 은행채 만기도 짧아지고 있다. 전체 은행채에서 만기가 3년 이상인 은행채의 비중은 올 초 30% 수준에서 지난달 말 21.9%로 떨어졌다. 그만큼 은행의 자금조달 여건이 녹록치 않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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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기업이 맡기는 예금의 비중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월말 현재 은행의 기업예금 비중은 30.1%로 2008년말 26.3%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반면 2007년에만 해도 절반이 넘던 가계예금 비중은 올 10월말 현재 46.2%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기업예금이 늘고 정기예금의 만기가 짧아지면 은행들의 유동성 관리 위험은 그만큼 커진다. 단기자금은 수시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은행이 자산을 굴리는 데 애로가 따르고 기업예금은 경기 변동성이 커 은행 입장에선 바람직하지 못한 자금조달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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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바젤위원회의 최신 은행감독규정인 바젤Ⅲ에서는 금융위기 시 한달 안에 기업예금이 빠져나가는 비율(이탈률)을 최대 100%까지 적용한다. 개인예금의 이탈률은 통상 5~10%에 불과하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최근 '은행 예대율과 유동성 위험 간의 상관관계' 보고서에서 "현재 감독당국에서 은행의 유동성 위험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하고 있는 원화유동성비율과 예대율은 예금주별 안정성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은행들은 향후 바젤Ⅲ에 의한 유동성 규제 강화에 보다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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