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北 도발한다면 대비책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따라 북한군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 당국과 상당수 전문가는 일단 김 위원장 사망 애도기간인 오는 29일까지 도발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그 이후에도 김정은 권력 승계 공고화 등 내부 추스르기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우리 군의 강력한 반격을 초래할 고(高)강도 도발은 힘들 것이란 얘기다.
북한군은 최근까지 동계훈련을 하면서 포병훈련과 전투기 이·착륙훈련 등을 했지만 김 위원장 사망을 발표한 19일 동해안에서 지대지(地對地)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전군(全軍)에 '특별경계근무 2호'를 발령한 것 외에는 특이 동향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 내 권력 투쟁 등 내부 위기 상황을 맞을 경우 체제 결속 등을 위해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김정일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으로 후계가 승계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오히려 후계체제를 확립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심사숙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군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2008년 김정일 위원장 와병 등으로 지도자 유고 또는 준유고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일정한 정치적 매뉴얼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미 양국 군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추상적인 수준의 '개념계획 5029'를 만든 뒤 이명박 정부 들어 이를 6개 시나리오로 구성된 작전계획 수준으로 구체화했다. 다소 추상적인 개념계획에 비해 작전계획은 구체적인 병력동원 및 부대배치 계획 등까지 포함하고 있다.
작전계획 수준의 개념계획 5029는 북한 내에서 김정일 사망 후 친(親)김정일파와 반(反)김정일파의 충돌 같은 내전이 발생할 경우 중국군이 북한 정권의 요청 등에 따라 북한 내부로 진주(進駐)하는 상황도 포함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북한 급변사태 유형을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의유출 ▲정권교체 ▲쿠데타 등에 의한 내전 상황 ▲북한 내 한국인 인질사태 ▲대규모 주민 탈북사태 ▲대규모 자연재해 등 6가지로 분류하고 유형별 행동계획을 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대규모 탈북 난민이 발생하면 군 당국은 임시집결지(1단계), 군 난민보호소 이송(2단계), 정부 난민수용소 이송(3단계) 등 3단계로 난민을 수용, 보호하게된다. 한미는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 내부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개념계획에 머물고 있는 5029를 작전계획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월 한·미 연합 키리졸브 연습 때 처음으로 이 개념계획 5029를 적용한 훈련을 실시해 작전계획화돼 있음을 간접 확인했다. 군 소식통은 "지난 2월 키리졸브 연습 때 김정일의 유고(有故), 북 대량살상무기 탈취사태 등을 상정한 훈련을 했다"고 했다.
통일부는 2009년 6월 조직개편을 하면서 현 정부 출범 직후 통폐합됐던 정책기획과를 통일정책실 안에 다시 설치해 북한 급변사태 대비 업무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 급변사태의 유형으로 ▲최고권력의 유고 ▲권력투쟁ㆍ쿠데타 ▲주민소요ㆍ봉기 등을 꼽고 있는데 이번에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비상계획을 재점검하게 될 전망이다.
부흥계획이 대량난민 발생시의 대응 방안과 북한 내 우리 국민의 신변 보호 방안 등의 내용이 담긴 행정적 계획이라면 개념계획 5029는 북한 급변시 군의 운용계획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