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경제정책] 내년경제 '어렵다'에 방점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12일 정부가 내놓은 '2012년 경제정책방향'은 10번 이상의 수정 작업을 거쳐 완성됐다. 담당 국장은 매 단락 단락을 설명하면 '어렵다'와 '불확실하다'는 표현을 연거푸 사용했다. 마지막까지 고심한 부분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이 과정을 거쳐 나온 숫자는 3.7%.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효과를 반영하고도 종전 전망치보다 0.8%포인트 낮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성장률 전망치를 '4% 내외'로 할지, 시나리오 별로 나눠 내놓을지 고심이 컸지만, 가뜩이나 불확실성이 큰 때에 정부의 전망치가 이렇게 제시되면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 키우게 될 것 같아 정확한 숫자를 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3.7%라는 숫자에 대내외 경제 여건에 대한 정부의 냉정하고 객관적인 현실 인식이 반영돼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현 상황에선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 정도로 대응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며 "60%의 예산을 내년 상반기에 풀겠다"고 했다. 큰 틀의 거시정책기조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는 의미다. 예산 집행률이 1% 높아지면, 약 3조원이 더 풀린다.
정부가 내놓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3.7%)과 같고, 한국개발연구원(KDI·3.8%), 삼성·LG경제연구소(3.6%) 등 민관 연구기관들의 전망치와 비슷하다. 통상 정책의지를 담아 가장 높은 숫자를 제시했던 관행에 비춰보면, 정부의 전망치 조정폭은 예상을 뛰어 넘는다. 정부가 보는 내년도 경제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정부는 내년도 경제 상황이 올해보다 팍팍할 것으로 본다. 최 국장은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며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주요국의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 수출에 문제가 생긴다. 최 국장은 "올해는 내수와 수출이 경제를 절반씩 짊어지고 갔지만, 내년에는 순수출 기여도가 줄고, 내수 기여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경상수지 흑자폭 역시 올해 250억달러 규모에서 내년 160억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전체적인 파이가 줄고, 그나마 내수에 기대 경제가 굴러갈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내수를 중심으로 경제 활력을 높이는 한편 서민과 취약 계층의 삶을 안정시키는 데에 내년도 경제정책의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일자리다. 정부의 기대처럼 내수가 경제를 받쳐주려면 일자리가 생겨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수출이 부진하면 제조업 부문의 괜찮은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연간 취업자 수가 올해 40만명보다 10만 명 이상 적은 28만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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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5년 이내에 공공기관의 신규 인력 40%를 고졸 사원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경제자유구역 내 국내 기업들에게 외국 기업 수준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어떻게든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내수 살리기를 위한 정책도 동원할 수 있는 만큼 동원하기로 했다. 규제 대상이던 생수와 조제분유의 방송광고를 허용하고, 법률과 회계 등 전문서비스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 외국인들이 편리하게 쇼핑하도록 시내 면세액 환급 창구도 신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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