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은 사고하는 방법부터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접근하는 것인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방향을 틀어 반대로 생각하거나 역지사지해 보는 데서 출발한다. 원하는 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축적된 다양한 경험은 역발상의 가장 유용한 단서로 작용한다.
지난 2007년, 휠라코리아는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라이선싱 모델을 고안해 글로벌 휠라를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짧은 라이선스 기간과 불투명한 재계약 여부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과감한 투자를 하기 어려운 라이선스의 입장을 고려, 주요 라이선스 사업자에게 충분히 긴 계약 기간과 권한을 주는 대신 로열티의 일부를 미리 받는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해외 라이선스 사업자에게는 안정적이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휠라 인수를 위해 사용됐던 차입금 조기 상황으로 재무 구조 안정화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라이선스 사업자로서의 경험을 통해 역으로 라이선스 사업자의 입장을 고려한 제안이었던 것이다.
또 하나의 역발상은 중국 푸젠(福建)성 진장(晉江)시로 휠라 신발 생산 거점을 옮긴 것이다. 이곳은 중국에서 신발산업이 가장 먼저 꽃핀 곳인데, 중국 내에서 가장 악명 높은 모조품(일명 짝퉁)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광저우에서 만드는 신발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이곳에 진품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양질의 노동력을 싼 가격에 확보하게 된 셈이다. 이후 문제가 커지게 될 것을 우려해 짝퉁 공장은 모두 생산을 중단해 브랜드 대청소까지 할 수 있었다.
라이선스 사업자에게 장기 계약기간을 제공하고 로열티 일부를 선불로 받은 것, 라이선스 사업자에게 권한을 주고 오히려 우대하는 정책을 쓰는 것, 대다수가 기피하는 짝퉁 소굴로 들어가 비용을 절감하고 브랜드 재정비를 할 수 있었던 것 모두가 간단한 사고의 전환에서 비롯된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Idea is nothing, doing is all." 창조적 아이디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다만 그 아이디어를 현실의 장애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여 과감히 실천한다면 성공의 기회는 가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