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에 이어 예멘에서도 '시민들의 승리'로 독재자의 장기집권이 막을 내렸다. 예멘에서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권력이양안에 서명함에 따라 90일 이내에 새 대통령을 선출한다.


예멘보다 앞서 독재자들이 자리에서 내려온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에서는 계속되는 혼란 속에서도 민주주의 시대를 열기 위한 새 정부 만들기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지난 3월 중순 부터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 조만간 자리에서 내려오는 다섯번째 독재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예멘, 살레 대통령 33년 장기집권 '종료'=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권력이양안에 서명, 33년 철권 통치를 끝냈다.


올해 1월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예멘 반정부 시위가 발발한 지 10개월 만에 그는 '아랍의 봄'의 영향으로 권좌에서 물러나는 4번째 아랍 국가 수반이 됐다.

권력이양안은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이사회(GCC)가 지난 4월 제안한 것으로, 살레 대통령을 각종 처벌에서 면제해주는 대신 권력을 압둘 라부만수르 하디 부통령에게 넘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권력이양안 서명에 따라 앞으로 30일 내로 사임하게 되며, 예멘은 살레 대통령 사임 2개월 후 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한다.


예멘은 새 봄을 맞을 준비를 할 수 있게 됐지만 예멘의 반 정부 시위대가 살레와 그 가족에 대한 면책특권에 불만을 표시하며 대규모 시위를 계속하고 있어 혼란은 당분간 진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시위대는 살레 대통령의 권력이양한 서명이 이뤄졌던 23일 밤에도 수도 사나에 모여 "권력이양안을 거부하며 살레의 형사 처벌을 촉구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튀니지, 첫 제헌의회 개회=튀니지에서는 시민혁명 이후 10월 23일 첫 민주선거가 실시됐다. 이어 지난 22일에는 첫 자유선거로 탄생한 제헌의회가 개회했다. 본격적인 민주주의 시대를 향한 첫 걸음을 뗀 것이다.


튀니지의 제헌의회는 지난달 사상 첫 자유선거에서 뽑힌 의원 21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앞으로 새 헌법을 제정하고 차기 총선까지 나라를 이끌 새 과도정부의 수반을 지명할 예정이다.


중동 민주화 시위의 최초 발생지인 튀니지에서 23년 철권통치를 해 온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데에는 물가폭등과 실업 때문에 염증을 느낀 튀니지 시민들의 분노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지방정부 청사 앞에서 경찰 단속으로 청과물과 노점 장비를 모두 빼앗겨 생계가 막막해진 한 노점상이 분신자살한 사건을 계기로 시민혁명의 불씨가 지펴졌다.


1987년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벤 알리 전 대통령은 결국 시민 혁명에 떠밀려 지난 1월 14일 사우디 아라비아로 망명 길에 올랐고, 23년간 지속했던 정권도 무너졌다.


◆이집트, 민정 권력 이양 놓고 옥신각신=이집트가 '아랍의 봄' 영향으로 30년간 철권통치를 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물러나게 했지만 이번에는 이집트의 군부정권과 시위대들간 갈등이 문제다.


반정부 시위대들이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 정권을 잡은 군부가 신속히 행정권을 내놓고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길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는 또 다시 찾아온 대규모 유혈 충돌로 고비를 맞고 있다.


이집트 군부의 실질적 통치는 무바라크 정권 축출과 함께 시작돼 지금까지 9개월째 이어져왔다.


이집트 과도정부를 주도하는 군 최고위원회(SCAF)는 지난 24일 카말 간주리 전 총리를 신임 총리로 내정했다. 간주리 전 총리는 군 최고위원회의 수장인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원수와 만난 후 '구국 내각'을 이끄는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이집트 군부 최고지도자는 내년 6월 말 안에 대통령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면서 좀 더 빠른 민정 이양을 약속한 상황이다.


◆리비아, 새 내각 출범..제헌의회 구성 준비=리비아의 새 내각이 24일(현지 시간) 수도 트리폴리에서 공식 출범했다. 리비아 과도 정부를 이끌 압델라힘 알 키브 신임 총리와 장관들은 출범식에서 내년 6월 선거를 치르기 전까지 새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이행안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리비아는 이번 내각 출범을 시작으로 제헌 국민의회 구성을 준비하게 된다. 키브 총리가 이끄는 새 과도정부는 국민의회가 첫 회기를 시작하면 물러날 예정이다. 국민의회는 이후 두 달 안에 새 총리와 정부를 구성하고, 새 정부가 제헌위원회를 조직해 헌법 초안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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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민투표를 거쳐 헌법을 확정하며, 이어 한 달 안에 선거법을 마련해 6개월 이내에 총선을 실시하면 민주정부 수립을 위한 일정이 끝을 맺는다.


리비아에서는 42년간 독재 권력을 휘둘러 온 무아마르 카다피가 지난달 20일 도주 중에 총에 맞아 사망했다. 리비아의 국가과도위원회(NTC)는 카다피 사망 후 해방을 공식 선포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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