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어제 글로벌 사회적 책임(CSR) 컨퍼런스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또 "사회공헌을 바탕으로 가치의 균형을 이루는 성장만이 (경쟁을 통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인의 입에서 이 같은 말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기업의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는 징표다.
얼마 전 한국을 찾았던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의식 강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지분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도 "기업은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소수의 목소리로 울림이 약하다.
한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식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됐다. 전상경 한양대 교수는 어제 한 심포지엄에서 "비금융 상장사 1700여개 중 지난해 기부금을 한 푼도 안 낸 회사가 366개사, 100만원 이하인 곳은 471개사에 달한다"고 밝혔다. 성공한 기업이라 불리는 상장사가 이런 정도다. '기업의 가치'니 '기업 생태계의 변화'니 하는 말이 사치스럽게 들리는 것이 한국적 기업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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