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꿈 꾸는 두사람…박근혜·안철수의 머릿속엔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여야 잠룡 가운데 지지율 1ㆍ2위를 다투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10ㆍ26 재보궐 선거에서는 두 사람 가운데 단 한 사람만 웃을 수 있다. 어정쩡한 승패는 없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선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박근혜, 10ㆍ26 선거 그 이상의 의미= 박 전 대표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13일 가운데 7일을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지원유세에 집중했다. 캠프를 직접 방문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측근들이 입을 모았다. 자신이 직접 메모한 수첩을 나 후보에게 건네주기도 했다. 서울 시장 선거를 자신의 선거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10.26이란 숫자는 박 전대표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다. 32년 전인 79년 10월 26일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청와대 인근 궁정동 안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한 날이다. 아버지의 유업을 '대통령이 돼서' 정치적으로 계승하고자 하는 박 전 대표 입장에선 이번 선거일이 10월 26일로 정해졌다는 것은 참 묘한 역사의 아이러니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사활을 건 것은 최근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야권의 잠룡들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철옹성'과 같았던 지지율이 안 원장의 등장으로 1위 자리를 빼앗기기도 했었다. 안 원장의 양보로 출마하게 된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안풍의 실체를 입증하게 된다는 점에서 정면승부가 불가피하다.

정치권에서는 나 후보가 패배할 경우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당대표 시절 각종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얻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도 버려야 할 처지에 놓인다. 이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안 원장에게 맞설 다른 후보도 물색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당장 친이계를 중심으로 '박근혜 대안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나 후보의 패배는 '박근혜로는 안 된다'는 의미"라며 "대세론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승리로 이끌 경우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은 제자리를 찾으면서 정치적 입지도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을 앞두고 수도권을 비롯한 출마 예상자들의 박 전 대표로의 쏠림 현상도 두드러질 수 있다.


◆안철수, 베팅 큰 만큼 다 얻거나 잃거나= '청춘콘서트'로 20ㆍ30 세대의 멘토가 된 안 원장은 올 가을 단숨에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의 반열에 올랐다. 안 원장은 지지율 5%대에 불과했던 박 후보를 단숨에 50%대로 끌어 올렸다. 안풍은 이미 야권 통합후보 경선에서 박 후보가 제1야당 후보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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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번 선거에서 박 후보가 당선되면 안 원장은 명실상부한 야권의 맹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미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12월 신당설이 정치권에서 나돌고 있다. 신 교수는 "박 후보가 당선된다는 것은 박 전 대표는 지고 안 원장이 뜨는 것을 말한다"면서 "이미 신당은 준비되어 있고 안 원장의 신당은 현실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박 후보가 패배할 경우 안 원장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올인' 한 만큼 잃을 게 많다. 안풍은 '미풍'(微風)에 그치면서 안 원장의 신당도 동력을 잃게 된다. 또 밑그림을 그려왔던 대권의 꿈을 스스로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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