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스팩 규제완화에 업계 "늦었지만..환영"
스팩 규제푼다...비상장사 합병 숨통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금융당국이 스팩(SPAC)에 대한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히면서, 증권업계가 향후 스팩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상장된 대부분의 스팩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를 크게 밑도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스팩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빠르면 금주 내로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떨어트린다는 지적을 받아온 자본환원율 문제를 개선하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순자산가치 수준으로 조정하는 안 등이 포함돼 있다.
자본환원율은 스팩에 합병되는 비상장기업의 수익가치를 평가할 때 사용되는 할인율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수익가치(기업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자본환원율 기준을 기존 5% 수준에서 10% 이상으로 강화했고, 이로인해 스팩의 매력도 크게 떨어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스팩 활성화와 투자자 보호를 동시에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개선안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비상장사 기업가치 산정에 자율성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장기업의 수익가치를 산정할 때 자본환원율을 10% 이상 적용하도록 한 것에 예외규정을 둬 스팩의 비상장기업 수익가치 산출을 자율화하겠다는 얘기다.
그동안 스팩시장이 얼어붙어 마음고생이 심했던 증권사들은 당국의 규제완화 움직임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연히 예전에 이렇게 됐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자본환원율 때문에 스팩을 위한 비상장사 기업가치 산정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업가치 산정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과거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개선안이 시행되면 IPO에 비해 불리했던 부분이 많이 나아질 것”이라면서 “IPO보다 간편한 상장 과정, 기업에 투자될 자금이 이미 마련돼 있다는 점 등 스팩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주가 수준이 스팩의 순자산가치보다 너무 낮다는 점은 합병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스팩 대부분의 시가총액이 스팩 순자산가치보다 10~20% 정도 낮다”며 “이 상황에서 합병이 결정되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10~20%의 차익을 위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되고, 합병이 취소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스팩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되면, 이는 합병 반대의사를 표하는 의미가 되고, 반대의사가 많아지면 합병이 무산되게 된다는 것.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그렇기 때문에 증권사는 더 좋은 기업을 발굴해야 한다”며 “증권사가 스팩합병 후 30~40%의 주가 상승을 보장할 수 있다면 투자자들이 10~20%의 차익 때문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증권사 입장에서는 합병 대상 비상장 기업의 수익가치 산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대신 더 좋은 기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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