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임대주택 늘린다지만...

서울시내 한 쪽방촌 전경. 주민들은 올 겨울 눈이 많이 내리면 지붕이 내려 앉을 수도 있다며 걱정하고 있었다.

서울시내 한 쪽방촌 전경. 주민들은 올 겨울 눈이 많이 내리면 지붕이 내려 앉을 수도 있다며 걱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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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정부가 지난 7월 쪽방, 비닐하우스 등 비주택 거주 가구를 위한 지원안을 마련했으나 곳곳에서 잡음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지원 가능한 비주택 가구에 대한 파악도 힘들며, 지자체내 담당 부서는 없거나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비주택 가구 지원 임대주택 공급량도 올 목표 대비 3분의 1도 못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7월 발표한 '비주택 거주가구 주거지원 방안'이 지난달부터 시행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정부는 기존 비닐하우스, 쪽방, 고시원, 여인숙 거주가구에 대해 매입·전세임대주택을 지원하던 것을 노숙인 쉼터, 부랑인 시설 거주자까지 확대했다. 이어 임대주택 수혜 선정권을 운영기관(복지관)에서 각 지자체로 넘겨 기존 3개월 가량 걸리던 임대주택 공급 절차를 1달 가량으로 줄였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같은 방안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절차는 간소화됐지만 지자체에서 실질적인 비주택 가구의 실정을 알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존 복지관의 경우 한 달을 주기로 해당 구역내 비주택 가구를 불러 면담을 하거나 이들의 집을 찾아 경제적 형편 등을 점검하고 지원하고 있었다. 집안내 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파악하고 있어 임대주택 지원 여부에 대한 실제적인 판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각 지자체 공무원이 이같은 실제적인 현황 파악과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정부가 지원안을 시행함에 따라 각 지자체는 전담 부서에 업무를 전달하고 지원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부서간 '업무 떠넘기기'로 지원 자체가 어려운 곳도 발생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마다 주거와 복지를 한 곳에 하는 곳도 있고 이를 분담해 하는 곳도 있다"며 "각 지자체마다의 현황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도권내 한 복지관 관계자는 "비주택가구의 임대주택 지원을 위해 지자체에 신청하려 했으나 담당자가 없거나 전화 돌리기에 지쳐 못했다"며 "법안이 개정되고 주거복지재단에서 9월16일 설명회도 했는데 아직 담당자가 없거나 찾기 힘든 곳이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지원 실적도 미진하다. 정부는 올해 1400가구를 지원하기로 계획했다. 이중 대부분인 1090가구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지원될 계획이다. 하지만 LH가 올 들어 공급한 가구수는 계획보다 한참 모자란 324가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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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관계자는 이에 대해 "법안이 개정되는 기간 동안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화순 돈의동 사랑의 쉼터 관장은 "자활의지가 있고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비주택 가구를 선정해 임대주택을 지원하는 업무가 지자체로 넘어갔지만 구조상 실제 필요한 가구를 선별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절차를 간소화 하되 임대주택 선정은 복지단체에서 하고 지자체에서 타당성 검토를 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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