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산책】도서 | “역시 우리집이 최고”, <나는, 집>
[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어떤 집에 살았었나. 어떤 이웃을 만났었나. 지나온 삶을 색인으로 정리한다면 ‘어디어디 살던 시절’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으려나. 재미있는 책을 하나 발견했다. 조곤조곤 저자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나는, 집>.
책은 저자가 10년 동안 기록한 ‘집’에 관한 이야기다. 잠만 잘 수 있었던 닭장 고시원부터 하우스메이트와 함께했던 집, 13개월 치 월세를 밀려 결국 짐을 싸야 했던 월세 방, 반지하였지만 처음으로 가졌던 나만의 집, 함께 청춘의 터널을 지나온 친구들의 자취방과 하숙방, 그리고 여행지의 집까지……. 무엇보다 저자가 디자인하고, 일러스트까지 참여한 것이 재미있다.
목차는 크게 세 개 카테고리다. ‘나의 집은 너의 집’ ‘너의 집은 나의 집’ ‘집, 그리고 여행’. 그중 ‘나의 집은 너의 집’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이다.
“...그저 ‘싱싱 채소, 싱싱 과일’로 불리는 귀여운 채소 가게도 있다. 오늘 밤에는 아주머니의 감각이 극에 달해 꽃과 무를 보기 좋게 배열하여 두셨으니 어찌 사진을 안 찍을 수 있을까. “아줌마, 500원어치만 사도 될까요?” 어이없는 자취생의 물음에도 언제나 웃음으로 흔쾌히 500원어치를 담아 건네주시는 따뜻한 아주머니에게 가난한 마음 한가득 고마움을 전해 드린다.”_40쪽
누구나 그랬던 적이 있지 않나. 홍대 집에서 분당 정자동 회사까지 오고 간 ‘출퇴근 여행’에서의 한 구절 역시 소소한 공감대다.
“중간 중간 딱 들어맞는 선곡까지 따라준다면 금상첨화. 빽빽하게 추위가 계속 되다가 잠시 날씨가 풀린 12월의 어느 날, 양희은 아줌마의 ‘인생의 선물’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데 머릿속이 꽤 오랫동안 쿠웅-하고 울렸었다.”_234쪽
사는 집은 달라도 이야기는 비슷하다. <나는, 집>은 연서인이 쓰고 북노마드에서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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