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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대출 상담 받아보니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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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가 차서…" vs "10분이면 됩니다"
꽉막힌 농협·우리·신한·하나...국민·씨티·SC제일은 틈새 역공


[아시아경제 박민규ㆍ김은별ㆍ조목인 기자]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일주일. 은행의 대출 문턱은 얼마나 더 높아졌을까.
아시아경제신문 금융부 기자들이 직접 각 시중은행 지점을 찾아 대출상담을 받아보니 은행별로 차이가 컸다. 국민은행과 외국계 은행의 경우 한도가 넉넉해 대출받기가 용이한 반면 농협과 우리·신한·하나은행의 경우 대출받기가 쉽지 않았다.

◇꽉 막힌 농협·우리·신한·하나= 은행들은 이번주부터 실수요자 상대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가계대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던 농협중앙회 한 지점을 먼저 방문했다. 대출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하니 담당 직원이 난감한 듯 웃음을 짓는다. 일단 신용대출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꼭 필요한 경우 해주기는 하는데…거의 어렵습니다." 전세금 마련에 쓸 거라고 하니 전세자금대출은 가능하다고 했다. 대출 한도는 전세금의 80%, 금리는 6%대로 거래실적이 많으면 5%대로 낮춰주겠다고 했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만큼 보증료 0.5%를 매년 따로 내는 조건이었다. 정부에서 운영하고 농협 등 5개 은행이 대신 취급하는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보증료가 0.3%로 더 싸지만 전용면적 85㎡, 연봉 3000만원 이하여야 받을 수 있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은행 직원들이 대출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돈을 쓰라고 판촉을 했다고 하는데 상황이 싹 달라져 있었다. 상담하는 내내 뻣뻣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점을 나오기 전 주택담보대출은 가능하냐고 물으니 역시 어렵다고 했다.

다음으로 간 곳은 하나은행 지점. 주택담보·신용대출 모두 해주기는 하는데 한도가 차서 어려울 거라고 했다. 사실상 안 해준다는 얘기였다. 전세자금대출도 문의해봤다. 그 역시 한도가 거의 차서 쉽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일단 신청은 받고 있었다. 그러나 예전에는 지점에서 전결로 대출이 가능했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이후 모든 대출결정이 본점 심사를 거쳐 이뤄진다고 했다. 본점 심사를 받는데 신용대출은 2~3일, 전세자금대출은 10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소개받은 하나은행 전세자금대출 역시 주택금융공사에서 보증을 서는데 보증료는 0.4~0.6%였다. 기본금리 5.5% 정도에 이 보증료가 붙는 것이다. 대출 한도는 ▲전세금의 80% ▲연소득의 2배에서 기존 대출의 27%를 뺀 금액 ▲1억6000만원 가운데 적은 금액으로 결정된다.
우리·신한은행도 상황은 비슷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번달까지는 신용대출이 불가능하다고 했고 신한은행에서는 장기 고정금리대출인 '신한금리안전모기지론'이 아니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국민·외국계는 "대출 가능"= 반면 국민은행과 외국계 은행은 상황이 달랐다. 한도에 여유가 있어 대출받기가 쉬웠다. 국민은행의 경우 관련 서류만 가져오면 신용대출 심사가 10분 안에 가능하다고 했다. 다른 은행과 달리 본점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것. 국민은행 직원은 친절하게도 "농협·우리·신한 등은 이달 말까지 대출을 취급하지 않을 것"이란 정보를 주면서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과 달리 다 대출해준다"고 강조했다.

SC제일·한국씨티은행도 대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한국씨티은행 지점의 대출 상담직원은 자신들도 신용대출이 늘고 있기는 한데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을 정도는 아니라며 지금이라도 관련 서류를 가져오면 당장 대출해주겠다고 했다.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SC제일은행 지점에서도 자신들은 대출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주거래은행 옮기고 카드 만들고 하면 금리도 후하게 쳐주겠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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