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억원짜리 비가 내렸다
재정부가 날씨 걱정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최근 집중호우로 재정지출이 늘면서 기획재정부가 울상이다. 재정부에서는 벌써 "호우가 국가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언성 기획재정부 지역예산과장은 22일 "지난달 초 집중호우와 우면산 사태, 태풍 무이파 등의 피해액을 합하면 올해 수해복구에 들어가는 예비비는 대략 7400억원에 달한다"며 "2003년 4조원의 피해를 준 태풍 매미 이후 최대 피해액"이라고 말했다.
연간 예비비가 2조4000억원 정도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정도 피해액은 평상시라면 충분히 감당할만하다. 그러나 올해는 초기에 구제역이 휩쓸면서 관련 피해복구비로 9500억원이 이미 지출됐다. 이외에 지방자치단체 등의 요구액 4000억원과 현재 예정돼 있는 호우 복구비 지출 등을 고려하면 실제 남은 예비비 여윳돈은 3000억원 정도다.
이 때문에 재정부에서는 "태풍 하나 버틸만큼 돈이 남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큰 비가 지속되거나 태풍이 2~3개라도 불면 견디기 힘들다는 의미다. 평년(6월1일~8월17일 사이)보다 16.5일이나 더 내린 비가 배추 등 농작물 값도 올리고 나라곳간도 터는 모양새다.
최근의 기상청의 장기예보는 재정부 관계자들의 머리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기상청은 "9월초까지는 대기불안정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겠다"고 예상했다. 예비비 지출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지우제(止雨祭:비를 그치게 해달라는 제사)라도 지내고 싶다"며 "앞으로 기상이변은 변수(變數)가 아닌 상수(常數)로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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