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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 드는 ‘글로벌 통화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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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지난해 세계 경제를 뜨겁게 달궜던 ‘통화전쟁’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워지고 있다.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이 ‘휴전’을 선언한지 8개월만에 일본과 스위스는 엔화와 스위스프랑화의 초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우려와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각국이 자국 통화 절상을 막기 위해 다시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4일 일본은 엔고(高) 저지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미국 국채발행한도 상향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커졌던 지난달 엔화는 5% 절상됐고, 이달 1일에는 엔·달러 환율이 76.29엔까지 떨어져 지난 3월 대지진 당시 역대최저치 76.25엔을 위협했다. 이대로 두면 75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외환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시장을 견제하던 일본 정부는 결국 4일 오전 엔화를 대거 풀면서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일본 언론들은 개입 규모가 1조엔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BOJ)도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지원에 나섰다. 엔·달러 환율은 77엔대 초반에서 급격히 치솟아 79엔대까지 올랐다.

스위스프랑화 가치도 36년만에 최고치로 뛰면서 스위스중앙은행(SNB)의 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일 블룸버그의 주요 10개국의 통화 기준집계한 환율지수에서 스위스프랑화의 일일 절상폭은 3.4%를 기록해 197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스위스프랑 환율은 유로 대비 3% 하락한 1.0823프랑, 달러 대비 2.8% 내린 0.7622프랑을 기록했다.

3일 SNB는 기준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하는 한편 외환시장에 스위스프랑 공급량을 대폭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SNB는 3개월짜리 리보(LIBOR)금리 목표 범위를 0~0.75%에서 00.25%로 낮췄다. UBS은행 등은 이르면 5일부터 SNB가 스위스프랑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5일 오전 스위스프랑 환율은 유로대비 1.0712프랑까지 내려 역대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같은 현상은 달러를 이탈한 투자수요가 엔과 스위스프랑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체투자처로 간주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성장 엔진인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으로 더블딥 우려가 커지고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것처럼 미 연방준비제도(FRB)가 다시 국채 매입을 통한 경기부양, 즉 3차 양적완화(QE3)를 실시할 경우 달러 약세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유로존 재정적자 위기도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유로존 중심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경제성장 둔화도 관측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기존 1.5%로 동결하고 역내 채권을 재매입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4일 유럽 증시는 곤두박질치면서 시장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이미 각국은 자국통화 강세를 잡기 위해 조치에 나섰다. 브라질은 광산분야 등에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몰려든 것까지 겹쳐 헤알화 가치가 올 들어 6%이상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달러 가치도 상승세다. 뉴질랜드달러대비 달러 환율은 0.8843달러를 넘어서 1985년 이래 최고치로 올랐다. 시장전문가들은 뉴질랜드중앙은행이 적어도 몆 주 안에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캘럼 헨더슨 스탠다드차타드 외환투자책임자는 “세계 경제가 통화전쟁의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신흥시장들을 넘어 전세계가 달러 약세의 영향권에 들었으며 각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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