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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헌터>, 사에바 료가 아닌 이윤성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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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헌터> 마지막회 수-목 SBS 밤 9시 55분
“김영주도 그랬겠지. 아버지라서, 아버지니까. 덮어주고 은폐하고. 그런데 그게 정말 아버지를 위한 거였을까?” 이윤성(이민호)은 결국 친부 최응찬(천호진)에 대한 복수에 성공한다. 단, 양아버지 이진표(김상중)의 방식이 아닌 자신의 방식으로. 죽이거나 해하는 것이 아닌 그 죄를 밝히고 정당한 처벌을 받게 하는 시티헌터의 방식으로. 이진표는 5인회를 처단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윤성은 남포 앞바다의 비극이 다시 반복되지 않게 사회 자체를 바꾸는 것이 우선이다. “국민들이 선출한 정치인들이 양심껏 정치를 해 줄 거란 믿음”과 “남포 앞바다에서 조국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을 스물 한 명의 믿음”을 동일시하는 윤성에게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고도 지난 세기의 괴물을 무찌를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물론 윤성의 손에 피를 묻히지도, 혈육의 정 앞에 정의를 내려놓게 하지도 않는 깔끔한 엔딩이 가능하기까지 아버지들의 정치적/육체적 자살이 담보되어야 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최응찬은 윤성의 목적을 알면서도 윤성에게 직접 비리 장부를 내어주고, 복수에 실패한 이진표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윤성의 절규 앞에 아들의 혐의를 모두 덮어쓰고 죽는다. 그동안 이윤성의 잠입과 액션 묘사의 허술함을 종종 지적받아온 <시티헌터>였지만, 사실 리얼리티가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다음 세대를 위해 기꺼이 산화하는 아버지들이었다. 그러나 드라마를 현실의 충실한 반영이 아닌 당대에 대한 욕망으로 봤을 때 이 또한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아니다. 원작의 프리퀄이라 주장해 온 <시티헌터>는 선대의 악업을 끊고 미래로 나가려는 2011년 한국의 영웅을 뚝심 있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복수를 위해 키워진 남자는 모든 악연을 푼 뒤 괴물이 아닌 한 명의 자유로운 시민이 되어 밤의 도시로 돌아갔고, 우리는 사에바 료가 아닌 이윤성이라는 히어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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