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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피임약, 오히려 피임에 더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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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 "낙태율 감소 효과 없어"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2009년 '저는 낙태를 한 의사입니다'는 고백으로 논란을 일으킨 산부인과 의사들이 있었다. 과거를 인정하며 낙태 근절 운동을 벌이겠다는 주장이었다. 이들의 행동은 낙태 수술을 하는 동료의사를 고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떠들썩했던 논란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들은 의료계 선배들의 압력과 움직이지 않는 정부에게 지쳐버린 것일까.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이하 진오비)의 최안나 대변인은 "알면서도 쉬쉬했던 낙태 실태를 적나라하게 알리고 대응책을 강구하자는 목표를 세웠지만 의사사회 내부뿐 아니라 정부나 여성단체 등 누구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낙태 시술을 하는 병원과 의사를 고발하면서 진오비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그는 "정부나 입법부가 나서야 하는데 총대를 메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었다"며 "보건복지부만 해도 낙태 관련 담당자가 자주 바뀌는 등 낙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토로했다.

진오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005년 낙태아수는 34만 2433명으로 출생아수(43만8062명)의 78%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낙태를 막자고 개발한 응급피임약도 있지만 이 약은 오히려 피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됐다는 게 최 대변인의 생각이다.

그는 "응급피임약이 도입되면서 피임을 대비하지 않는 경향이 강해진 것 같다"며 "우리보다 응급피임약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외국의 사례를 봐도 응급피임약 도입 후 낙태율이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응급피임약을 약국에서 팔도록 하자는 약사회의 주장에 대해서도 최근 반대의견을 냈다. 그는 "낙태율은 못 줄이고 여성들이 과잉 호르몬제에 노출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성관계는 신중히 생각하고 부득이하게 피임을 할 땐 사전피임약을 쓰는 것이 좋으며 낙태는 어렵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세대를 보면 성관계는 하고 싶은데 피임은 귀찮고, 임신은 두려워하며 남성은 피임 자체에 관심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진오비는 앞으로 이 분야에서의 교육과 시스템 안착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피임약 처방이나 상담행위를 건강보험을 적용해 제도권 내에서 낙태 예방을 시행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최 대변인은 "진료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피임 상담일 정도"라며 "이 부분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더 많은 상담과 적절한 피임약 사용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사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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