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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난 '반값 기숙사'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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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난 '반값 기숙사'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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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400억 들여 '반값 기숙사' 건립
개별욕실.웰빙식당 등 호텔 같은 장학관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작년까지 학교 근처 원룸에서 보증금 1000만원에 월 30만원을 내면서 생활 했어요. 건물이 낡아 여러모로 불편했고 무엇보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탓에 월세가 가장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농협장학관'에 들어와 월 15만원으로 호텔 같은 생활을 누리고 있어요."
성신여대 일어일문과 4학년에 재학중인 신송이양(23)은 농협장학관에서 생활하는 게 그 누구보다 기쁘다. 시골(용인시 백암면)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농촌에서 서울로 유학을 온 학생들에게는 학비 못지 않게 매월 들어가는 방세도 큰 부담이다. 이에 착안한 농협은 농업인 자녀의 서울 유학생활을 지원해 농가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무려 400억원을 들여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 도선사 입구에 농협장학관을 건립,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농협장학관의 월 생활비는 15만원이다. 3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학교 인근 원룸에 비하면, 말 그대로 '반값 기숙사'인 셈이다. 시설 또한 호텔급 수준이다. '반값 등록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요즘 '농협장학관'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다.
농협중앙회는 1961년 창립 이후 반세기 동안 농업인의 복지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오고 있다. 농협장학관과 같은 장학사업은 물론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무료 의료봉사 등 그 영역은 매우 다양하다.

여기엔 농업인과 지역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갖가지 '나눔 경영'을 펼쳐 농민들과 함께 호흡하겠다는 '농협의 의지'가 담겨 있다.

◆ '반값 기숙사' 농협장학관 = 농협장학관은 5층 건물(연면적 1만5500㎡)로 500명의 학생이 함께 생활할 수 있다. 이 곳 학생들은 한 달에 15만원만 부담하면 학습 기자재와 욕실이 딸린 '2인 1실'의 깨끗한 숙소, 국산 농축산물로 만든 하루 세끼의 웰빙식사까지 제공된다. 일반 대학교들의 기숙사과 비교하면 반값 이하로 학창시절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셈이다.

이 뿐만 아니라 무선인터넷 환경이 구축된 100석 규모의 독서실, 스터디·동아리 등의 소모임실, 최신 헬스 기구가 배치된 체력단련실, 46인치 대형LCD TV, 자판기, 냉장고, 싱크대 등이 설치된 휴게실, 무인택배 보관실 등 초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웬만한 호텔 못지 않다. 그 수준이 국내 장학관 중 최고라는 평이다.

이렇다 보니 농협장학관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농협은 학업성적 및 가정형편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기숙사생을 선발한다. 올해는 1학년 170명, 2학년 130명, 3학년 110명, 4학년 90명 등 500명이 이 곳에 둥지를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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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기업이 특정학교에 기숙사를 지어 기부하는 경우나 지자체가 지역출신 학생들을 위해 서울에 기숙사를 운영하는 경우는 있지만 '민간 공익기숙사'는 농협장학관이 처음이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일고 있는 전세대란과 재개발로 인한 하숙집 구하기가 어려워 학생들이 쪽방, 옥탑방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농협장학관의 개관은 대학생 자녀를 둔 농업인들의 경제적·정신적 부담경감이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장학사업은 기본 중에 기본 = 장학사업은 빼 놓을 수 없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10년전인 2002년부터 시작된 농협의 장학사업은 4000억원 규모의 농협문화복지재단에서 전담하고 있다. 100억~200억원 크기의 일반 장학재단과는 씀씀이 자체가 다르다.

농협이 올해 장학금을 지원키로 한 학생은 5만1100명에 이른다. 농협문화복지재단의 장학금 수혜자 1100여명 외에도 전국 1171개 지역단위 농·축협에서 5만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농협은 이들 학생들에게 총 408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373억원을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10% 정도 늘었다.

농협의 인재육성장학생으로 뽑힌 대학 신입생들은 성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대학생활 4년 동안 장학금이 전액 지급된다. 한 학기 장학금만을 지급해 일회성에 그치는 다른 장학재단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농협 관계자는 "학비를 걱정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전 학년 장학금을 지원한다"며 "인재를 육성하려면 생색이 아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 이주여성도 우리 농민" = 농협은 사회적 약자이자 타국살이로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제결혼 농촌이주 여성의 고향방문을 돕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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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이상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농촌 이주여성을 선발해 본인은 물론 이주 여성의 배우자와 자녀들까지 왕복항공권, 체재비를 지원해 준다. 지난 4년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몽골 등 동남아 출신 이주여성 630명이 2460명의 가족과 함께 '친정 방문' 혜택을 누렸다.

이주여성들의 고향방문을 돕는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간간이 진행하고 있지만 이를 대규모로 정례화한 것은 농협이 처음이다. 고향을 다녀 온 이주여성들은 감사편지 등을 통해 "친정 가족들과 불가피하게 멀어졌던 관계를 회복할 수 있고, 한국의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등의 소감을 농협에 전하고 있다.

농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농촌지역 이주여성들을 위한 교육·문화프로그램인 '다문화여성대학'을 운영하고 이주 여성들이 한글 개명을 원할 경우 관련 비용도 전액 지원해 주고 있다.

◆ 의료지원·집고쳐주기 등 다양한 복지사업 = 농협이 서울대병원과 진행하는 '농촌순회 무료진료'도 큰 인기다. 농협 직원들과 서울대병원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총 30여명으로 구성된 공공보건 의료사업단이 한달에 한번 의료취약 농촌지역을 정해 2박3일간 상주하며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최첨단 장비를 갖춘 진료 차량이 동원되고 내과와 응급의학과, 안과, 치과, 정형외과 등 8개 진료 과목으로 한 번에 웬만한 진료를 마칠 수 있다. 최근 2년 간 3만9000여명이 진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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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자녀 이상 출산한 농업인 가정에 장려금을 지원하는 '농촌 다자녀 출산 장려사업'은 지난해 처음 선보였다. 농업인이 셋째 자녀 이상을 출산할 경우 가정당 출산축하금 100만원을 준다. 지난해에만 600여 가정이 이 혜택을 받았다.

또한 농협의 농가희망봉사단은 매월 독거노인, 장애우, 소년소녀가장 등의 가정을 돌며 '사랑의 집 고치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지내는 이들에게 지붕 개량과 노후 전기시설 교체, 도배와 도색, 보일러 설치, 장판 교체 등의 봉사 활동을 펼친다. 현재까지 300여 가구의 농업인 가정에 희망을 줬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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