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에서 왜 자꾸 휴대폰 통화 끊기나 했더니‥
이동통신사들 입주 중 신도시 기지국 설치 '미적미적'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요즘같은 시대에 휴대폰이 불통되는 지역에 산다면 누가 믿어 주지도 않는다."
지난해부터 입주가 시작된 인천 논현신도시 한화에코메트로 7단지에 사는 A(35)씨의 얘기다. 지난해 이사온 후 집에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때마다 연결이 잘 안 되거나 중간에 통화가 끊기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엔 급한 통화를 위해 휴대폰을 들었지만 아예 통화 불능으로 뜨는 경우도 많다.
가입한 이동통신회사에 전화를 걸어 호소하니 집에 간이용 중계기를 달아주겠다는 답변이 왔지만 전세입자인 A씨의 입장에선 집 주인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처지라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근본적인' 해결책인 기지국 설치를 요구했더니 돌아온 답은 '불가'였다. 아직 아파트 입주가 다 이뤄지지 않아 기지국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강하게 항의했더니 엉뚱하게도 "한달에 1만2000원씩 내는 기본요금을 면제해 줄테니 민원 제기는 하지 말아 달라"는 답변이 돌아 왔다. 기지국 설치는 6개월 쯤 지나면 그때서야 고려해보겠단다.
A씨는 "어차피 기지국을 설치해야 하는 지역인데도 이동통신사가 당장 들어가는 돈이 아까워 기지국 설치를 미루고 있다"며 "세입자라서 집 안에 간이 중계기도 설치하지 못해 집에 들어가면 아예 휴대폰 이용을 포기하고 지내는 상황이다. 기본요금 면제는 언발에 오줌누기"라고 호소했다.
인천의 신도시ㆍ해안가 지역에서 휴대폰의 통화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이 잦다.
A씨가 사는 논현신도시 뿐만 아니라 청라신도시, 송도신도시 등이 대표적이다. 논현신도시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입주가 진행 중인 한화에코메트로 인근이 통화 품질이 낮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청라신도시의 경우 아직까지 공사가 진행 중인 서쪽 구역, 송도신도시도 현재 매립 및 건축 공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곳과 해변 일대에서 휴대폰 통화 품질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또 인천항 인근ㆍ해안도로 일대ㆍ인천대교 등 해안가 지역에서도 통화가 자주 끊기는 등 휴대폰 사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신도시 및 해안가 지역의 휴대폰 통화 품질이 낮은 것은 이동통신회사들이 기지국 설치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 개발이 이뤄지면서 신축 아파트 등의 입주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동통신사의 미온적인 대책으로 기지국 설치 등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한 이동통신회사 홍보팀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신도시 일대의 휴대폰 통화 품질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 뒤 신도시의 낮은 입주율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기지국 설치를 위해선 입주자 9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신도시 아파트들의 입주율이 낮아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설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민들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기지국 설치가 불가능하다"며 "논현신도시의 경우 7월 중 기지국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어서 통화 품질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지 입주율이 낮다는 이유로 신도시 아파트 지역에 기지국 설치를 미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휴대폰이 전국민의 필수품화 되면서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통화 품질 보장이 국민 복지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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