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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조동건 "한국형 원톱 공격수가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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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조동건 "한국형 원톱 공격수가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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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조동건(성남)이 처음 주목받은 것은 프로에 첫 발을 내디뎠던 2008년이었다. 데뷔전에서 2골을 넣더니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 또 2골을 터뜨렸다. K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특히 사각에서 골키퍼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로빙 슈팅은 '괴물신인'의 탄생을 알리는 장면이었다. 단숨에 주목받는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고 대표팀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호사다마였을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부상이 모든 걸 뒤바꿔 놓았다. 대표팀 합류 직전 오른쪽 정강이에 피로골절이 발생했다. 당연히 대표팀에서도 낙마했다. 마음이 급해졌다. 이후 부상이 채 아물지도 않았지만 무리하게 경기에 나섰다. 신인의 패기만 앞세우다 화를 키운 셈. 몸에는 점점 무리가 왔고 결국 이듬해 같은 부위에 또 부상을 당했다. 결국 2009시즌을 마치고 수술대에 오르며 1년여를 허송세월했다.
오랜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라운드.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득점 감각은 예전만 못했고 고전이 이어졌다. 자연스레 유망주 리스트에서도 그의 이름은 서서히 지워져 갔다.

전환점을 맞은 시점은 최근이었다. 이전까지 조동건의 움직임은 측면 공격수에 가까웠다. 그러다 장신 외국인 공격수 라돈치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원톱의 역할을 맡았다. 처음엔 적응이 어려웠다. 이에 신태용 성남 감독은 카를로스 테베즈나 리오넬 메시같은 플레이를 요구했다. 최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과 적극적인 압박을 주문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지난달 22일 울산전에서 2골을 터뜨리더니 최근 K리그에서 4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15일 인천과의 FA컵 16강전에서는 결승골 포함 1골 1도움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환골탈태란 말이 어울릴 정도.
변화의 중심에는 성숙한 정신력이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당한 부상이 자신을 바꿔놓았다고 말한다. 힘든 시기의 경험은 운동선수로서는 물론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데 있어 도움이 됐다. 어찌 보면 이른 나이에 겪은 시련이 '베테랑같은 유망주'를 만든 듯하다. 그리고 조동건의 '한국형 원톱 공격수'로의 진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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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일찍 터져버린 샴페인

스포츠투데이(이하 스투)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조동건(이하 조) 어렸을 때는 그저 운동 좋아하는 아이였다. 축구부 없는 학교에서 취미삼아 공을 찼다. 그러던 중 좋은 계기가 있어 다른 초등학교로 스카우트돼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하게 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리동 초등학교로 전학한 것이 선수 경력의 시작이다.

스투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어떤 선수였나

중학교 때는 몸이 좀 허약하고 체격도 왜소해서 운동량이 적었다.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몸에 힘이 붙더라. 그때부터 조금씩 기량이 좋아졌고 건국대학교로 진학하게 됐다. 건국대가 황선홍, 유상철, 이영표 선배를 배출한 축구 명문아닌가. 그런데 사실 잘 알고 들어간 건 아니다. 그냥 고등학교 감독 선생님이 그 학교 출신이신데다 강력하게 추천하시길래…(웃음).

스투 대학을 자퇴하고 프로에 오게 됐다. 처음 신인드래프트에서 성남에 지명을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2학년 때쯤 프로로 가고 싶었는 데 선배들이 많이 빠지면서 그때 못 나가고 3학년 때 나오게 됐다. 성남에 가게되자 주변에서 '너 어떡하냐... 힘들겠다'라는 우려를 많이 해줬다. 워낙 좋은 선수가 많아 경쟁이 치열했고, 연습량도 많았기 때문이다. 역시나 시즌 개막전도 1군이 아닌 2군에서 맞이해야 했다.

스투 그러다 얼마 안 가 곧바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때 우리 팀 분위기가 살짝 하락세였다. 당시 2군 경기하면서 골을 넣었는데, 2군 코치님이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는지 갑자기 1군으로 올라오게 됐다. 재미있는건 대구전인가 교체로 뛰기로 되어있었는데 몸만 풀다 끝났다. (웃음) 좀 허탈해하고 있었는데 그 다음 경기인 제주전을 앞두고 느닷없이 선발 출전 통보를 받았다.

스투 보통 신인들이 프로 데뷔전 때는 긴장도 많이 해서 제 정신이 아닐 텐데.

그렇다. 처음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아무래도 부담도 됐고 쟁쟁한 선배들도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그저 앞에서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스투 그런데 2골이나 넣었다.

첫 번째 골은 리바운드 골이라 정신이 없었고, 두 번째 골은 (박)진섭이형이 크로스 올린 걸 보고 어느 정도 낙하점을 예상하며 뛰어들어갔는데 잘 맞아들어갔다. 골이 들어가는 순간 짜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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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더 인상적인 건 그 다음 경기에서 다시 2골을 넣었다. K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데뷔 2경기 연속 멀티골 기록이었다. 특히 두 번째 골이었던 로빙슛은 대단했다. 당시 모든 전문가와 팬들이 '어떻게 신인이 저 상황에서 저런 슈팅을 하는가'라며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 골은 예상하고 찼다. 순간 거기밖에 안 보이더라. 그렇게 넣고 나니까 자신감이 엄청났다.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 당시에는 '아, 내가 진짜 잘하고 있는건가'란 생각만 들었다. 사람들은 잘한다고 얘기해 주는데 사실 나는 좀 얼떨떨했다. 학창시절엔 관중이나 관심도가 떨어지다 보니 골을 넣어도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프로에서는 골 하나하나에 엄청난 관심과 반응이 뒤따랐다.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적응이 안됐다(웃음)

스투 이후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국가대표팀에도 전격 발탁됐다. 데뷔한 지 3개월도 안 된 프로 신인으로선 대단한 결과였다.

상상도 못했다. 개막전에도 못 뛰었던 신인이었고, 그저 1군에서 살아남는데 집중했을 뿐 대표팀은 생각도 못했다. 처음엔 뽑힌 지도 모르고 있었다. 발표 당일 아침부터 전화가 엄청나게 오면서 알게 됐다. 대표팀에 들어갔다는 자체가 믿어지지 않았는데 뉴스를 보니까 그때야 어느 정도 실감이 나더라. 그런데…. 대표팀 발탁 직전에 부상을 당했던 거다.

조동건의 오른쪽 정강이에 수술 자국이 선명하다.

조동건의 오른쪽 정강이에 수술 자국이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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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련을 함께 해준 인생의 동반자

스투 그 부상이 선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 더군다나 대표팀에 뽑히고도 제대로 뛸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그때 정말 많이 힘들었다. 오른쪽 정강이에 피로골절로 금이 갔었다. 가만있으면 안 아픈데 운동을 조금만 하면 통증이 느껴졌다. 잘 아물지도 않아서 다친 지 4개월이 지나도 뼈가 안 붙더라. 그런 와중에 팀이 좀 어려운 상황이어서 무리해서 경기에 투입됐다. 몸이 성하지도 않은데 의욕만 앞서다 보니 당연히 결과는 안 좋았다. 그 와중에 부상은 점점 악화됐다. 처음에는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실금이었는데 나중에는 눈에 확연히 보일 정도였다. 결국 재작년 12월경에 수술대에 올랐다.

스투 데뷔하고 3개월 잘한 뒤 부상 하나로 거의 3년 가까이 제대로 못 뛴 셈이다. 선수로서 정말 답답했을 텐데.

수술을 끝내고 처음 재활하던 지난해 전반기가 가장 힘들었다. 홈경기를 관중석에서 볼 때마다 뛰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하지만 온전하지 않은 몸 상태로 다시 무리하면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완쾌된 뒤에 제대로 뛰겠다는 생각에 꾹 참고 재활에만 전념했다. 솔직히 지난해 초 내가 없는 동안 성남이 너무 잘 하니까 좀 그렇더라.(웃음) '내가 없어도 되는구나'란 생각도 들었다. 내 입지가 좁아질까 봐 조마조마했다. (웃음) 결과적으로는 내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 후반기 복귀했을 때 팀이 이미 6강권에 들어있어서 내가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스투 그래도 축구선수로서는 부상 기간 중 경기장에서 뛰고 싶은 마음을 다스리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 어떻게 극복했나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에서 오직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도와줬다. 특히 지금 여자친구가 당시에 많은 도움을 줬다. 내가 수술했을 당시 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그런데도 늘 내 옆에 있어줬다. 한 번은 수술하고 막 나왔는데, 마취상태여서 나도 모르게 옷을 입은채 실례를 했다(웃음) 전혀 느낌이 없었는데 바지를 만져보니 척척한 거다. 정말 창피했는데 여자친구가 직접 뒤처리를 해주더라. 이후로도 거동이 불편한 나를 위해 대소변도 받아주고,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항상 신경 써줬다.

스투 여자 친구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많겠다

그때 그 친구와 평생을 같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2년 정도 교제 중인데, 곧 행복한 가정을 꾸려서 함께 안정적인 삶을 살 생각이다. 경기장도 매번 와서 응원해 준다. 골 세레모니도 많이 해줬는데 못 본적도 많더라(웃음). 아팠던 게 선수로서도 남자로서도 내 인생에 큰 의미를 주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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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태용 감독님은 내 스타일!"

스투 프로 데뷔후 올해 처음으로 풀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라돈치치가 부상을 당하면서 원톱 역할을 맡았는데 사실 시즌 초반에 좀 부진했다. 덩달아 팀 성적까지 안 좋다 보니 책임감이 컸을 것 같은데.

몰리나가 이적하고 라돈치치까지 다치는 등 전방에서부터 선수들이 빠지다 보니 힘든 점이 많았다. 공격수로서 앞에서부터 잘 해줘야 하는데 처음에는 좀 부진했다. 골도 안 들어가고. 그러다 보니 팀도 시종 유리하게 경기하면서도 쉬운 골을 먹고 지는 경기가 많았다. 이길 경기를 못 이기니 힘들었다. 감독님이 나를 공격수로서 믿어주셔서 계속 선발 기용됐는데 보답을 못해드렸다. 동료들에게도 미안했다.

스투 부진이 이어질 때 신태용 감독이 뭐라고 얘기해줬나

연습 때부터 열심히 해야 경기장에서도 잘할 수 있다고 지적하셨다. 또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는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과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씀해주셨다. 감독님이 웃으면서 뼈있는 말을 잘 던지신다. 요즘 내가 골을 많이 넣었더니 기자회견에서 '라돈치치가 곧 돌아온다고 하니까 인제야 잘한다'고 말씀하셨더라. (웃음)

스투 김학범 감독과 신태용 감독을 모두 경험했다. 두 감독의 차이는 무엇일까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차이점인 것 같다. 김학범 감독님은 상당히 엄하셨다. 프로에 오기 직전인 대학 3학년 때 팀 성적이 부진해서 시즌이 일찍 끝났다. 그만큼 운동도 많이 쉬었다. 그리고 성남에 와서 훈련을 하는데 선배들 체력이 너무 좋은 거다. 한 번은 다 같이 운동장을 뛰는데 내가 조금 처지니까 바로 한 바퀴 더 뛰라고 하시더라. 순간 '내가 생각했던 프로는 이게 아닌데'란 생각이 들었다.(웃음) 아침저녁으로 훈련하고, 합숙까지 하니까 여전히 대학생 선수 같은 느낌이었다. 그때서야 친한 형들이 '너 성남 가면 죽었다'라고 말했는지 알 수 있었다.(웃음)

신태용 감독님은 정 반대다. 합숙도 안 하고 생활면에서도 자율을 강조하신다. 프로 선수로서 몸 관리도 스스로 하고, 운동장에서만 최선을 다하면 사생활은 전혀 상관 안 하신다. '난 너희를 믿는다'라는 얘기도 자주 해주신다. 그만큼 마음이 편하다. 특히 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더욱 그런 것 같다.

스투 신태용 감독의 스타일과 잘 맞나 보다

내가 칭찬받는걸 별로 안 좋아한다. 그렇다고 질책을 좋아한다는 건 아니고, 약간 무관심한 듯하면서 챙겨주는 게 좋다. 그런 의미에서 신태용 감독님과 딱 맞다. 지난 주말 대전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감독님께 뛰어갔는데, 갑자기 내게 '넌 좀 맞아야 돼'라고 하시더라. 사실 그 전에 득점 기회를 많이 놓쳤었다. 골 넣고 기뻐서 달려와 안겼는데 그러시니까 당황하고 뜨끔했다. 역시 감독님은 내 스타일이다.(웃음)

스투 신태용 감독은 K리그에서 독특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로 손꼽힌다. 특히 스스로 "내가 생각해도 난 정말 난 놈"이라고 얘기하는 걸 보면 제자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

(폭소) 선수들은 좀 잘해도 '난 잘한다'라고 안 하지 않나. 감독님은 이제 지도자라서 그렇게 편하게 말씀하시는 것 같지만 그래도 재밌다. 선수들끼리도 정말 '잘나시긴 잘나셨다' '대단하다'란 얘기를 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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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기의 신호탄

스투 지난해 재활을 마치고 복귀했다. 이후 개인적으로 부침을 겪긴 했지만 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했다.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치른 가장 큰 대회였다. 다행히 그때 몸이 좀 올라오던 중이었다. 감독님도 경기전 기자분들에게 나를 주목하라고 얘기해줄 정도였다. 특히 준결승전에서 골을 넣었던 것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외국 선수들과 맞부딪히면서도 잘할 수 있다는 경험을 얻었다.

스투 그런데 올 시즌 초반에 너무 골이 안 들어갔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주변에서도 직접적으로 말은 안 하지만 '왜 저럴까'란 시선을 보내더라. 신인 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골이 안 들어갈 때마다 너무 답답했다. 그때 감독님이 전방에서부터 몸싸움을 해주고 압박해줘야 나는 물론 팀도 좋아진다고 지적해 주셨다. 그래서 수원전에서 그런 노력을 기울였더니 정말 게임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그 뒤로 울산전에서 2골을 넣으면서 점점 좋아졌다.

스투 특히 최근 FA컵 16강전에서 1골 1도움을 하며 완벽하게 살아났다. 리그에서 허망하게 역전패 당했던 인천을 상대로 한 승리여서 감회가 더 남달랐겠다.

선수들도 리그에서는 부진했지만 FA컵은 단판경기이기 때문에 더 이기려고 노력했다. 바로 직전 광주전에서 안일한 자세를 취하다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던 것도 한 몫 했다. 나 역시도 이번엔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다. 신인 시절 골 감각도 찾아가고 있고,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어떻게 할지도 생각하며 뛴다. 얼마 전 나를 '한국형 원톱 공격수'라고 평가해준 기사를 봤는데, 그걸 보면서 내가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정말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스투 조금 어두운 얘기를 하나 한다면, 최근 문제가 됐던 승부조작 사태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

누구한테 직접 들은 건 아니고 내가 부진할때 '쟤 승부조작하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는 걸 알았다. 내 스스로 당당했기 때문에 흘려듣고 개의치 않았는데 선수로서 자존심은 상했다. '아, 내가 그런 말을 들을 정도로 못하는구나'란 생각도 들었다. 또 나는 몸이 안 좋아서 뛰지도 못했던 시절, 경기장에 그런 선수들이 있다는 게 이해가 안되기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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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팀에서 정우형과 같이 뛰고 싶어

스투 대표팀에서 다시 기회를 얻고 싶은 욕심은 없나

우선 팀을 6강에 올려놓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표팀에도 다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3년 전 대표팀에 처음 갔을 땐 부상 때문에 내 기량을 보여줄 기회조차 없었다. 이번엔 제대로 한번 경쟁해 보고 싶다.

스투 대표팀에 들어가면 같이 뛰어보고 싶은 선수가 있나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지금 떠올려본다면…. (잠시 후) (김)정우형이랑 다시 한번 같이 뛰어보고 싶다. 난 정우형이 공격수로 변신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잘할 줄 알았다. 워낙 개인 기량이 뛰어난데다 원래 슈팅 상황에서 여유가 있었고, 골 결정력도 좋았다. 상무에서는 부담없이 할 수 있으니까 더 잘할 것 같앴다. 정우형이 보기에는 말라 보이지만 통뼈다. 실제로 부딪히면 정말 힘이 세다.

스투 성남은 인천, 대구 등과 함께 K리그에서 가장 어린 팀 중 하나다. 이제 겨우 20대 중반인데도 팀에서는 중고참 급이 됐는데

나이에 맞지 않는 위치이긴 하다.(웃음) 아무래도 책임감이 더 생긴다. 나보다 어린 선수가 훨씬 많으니 선배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 사실 내가 막 나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성격은 아니다. 그런 건 동기인 (김)성환이가 해준다. 나는 그저 장난치며 장단 맞춰주는 수준이다.

스투 성남이 요즘 팀 지원도 떨어지고, 관중도 적은데 선수들 느낌은 어떤가

사실 요즘엔 몸으로 많이 느낀다. 그래도 우리 팀이지 않은가. 애정이 많다. 그럼에도 관중이 없을 때가 가장 힘이 빠진다. 특히 수요일 컵대회는 관중이 진짜 없다. 우리 팀은 오히려 스타 의식이 있는 선수가 많아서 관중이 많으면 더 잘한다.(웃음)

스투 평소에 쉴 때는 무얼 하고 지내나. 특별한 취미라도 있는지

그전에는 밖에 놀러도 다니고 그랬는데, 요즘엔 피곤하면 그냥 집에서 푹 쉬는 편이다. 다친 뒤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도 있고 조심해야겠다는 압박감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좀 친구들과 어울려 놀아야 할 것 같다. 집에만 있으니까 사람이 좀 우울해진다. (웃음)

스투 지금까지 축구인생에서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꼽는다면

대표팀에 처음 들어갔을 때가 최고이자 최악이었다. 소집 당시 점심먹고 공식 기자회견에 나갈 예정이었는데, 부상 때문에 식사도 거르고 곧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절대 경기에 뛰면 안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 운동하러 나가고 취재진도 빠져나갔을 때 쓸쓸히 혼자 나와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있다. 프로 들어온지 얼마 안 돼 잡은 정말 좋은 기회였는데 한순간에 그렇게 되니 마치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듯했다.

스투 롤 모델은 누구인가. 특별히 좋아하는 팀이 있는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볼 때마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 볼 컨트롤이나 1대1 상황 돌파력이 대단하다. 메시를 보면서 '저런 플레이도 할 수 있구나'란 걸 배운다. 바르셀로나도 워낙 좋아한다. 다행히 우리 팀도 바르셀로나처럼 압박을 펼치면서 패싱 게임을 펼치는 스타일이다. 경기할 때 상대방 선수들이 '얘네는 패스 축구니까 패스 잘 막아라'라고 자기들끼리 얘기하는 걸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스투 앞으로의 각오가 있다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 부상을 당하며 좀 더 성숙해진 것 같다. 힘든 시기를 겪어봤기 때문에 운동선수로서 많이 배웠다. 특히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 시즌 개막 때도 얘기했지만, 전 구단 1골씩 넣고 싶다. 공격수라면 득점왕도 당연히 목표다. 꾸준히 활약한다면 앞서 가는 선수들을 조금씩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리그가 절반 정도 왔는데, 초반에는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과 열심히 잘하고, 끝에 가서 6강에 들어갈 수 있게 잘할 거다. 경기 끝나면 팬 여러분이 수고했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정말 감사하다. 팬이 있기 때문에 선수도 있는 거니까 응원해주시는 만큼 열심히 하겠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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