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오월동주, 그리고 봉합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제우스를 비롯한 올림푸스의 신들과 올림픽. 수천년 된 대리석 신전들과 각종 신화가 숨쉬는 곳 그리스. 현대 서양 문명의 발상지인 다시 글로벌 증시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의 시선이 온통 그리스에 가 있다. 20년째 쌍둥이 적자(무역수지와 정부의 재정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그리스의 디폴트(파산)는 독일 등 EU 주요국의 지원이 없으면 피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 블럼버그 설문에 따르면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은 85%다.
2000~3000년전 조상들 덕으로 인한 관광사업을 제외하곤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 않은 그리스의 디폴트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확률이 높다. 문제는 그리스 사태가 주요 선진국들 사이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이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은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이다. 뒤를 이어 미국이 4위 채권국이다. 이들 사이에도 복잡하게 채권과 채무가 얽혀 있다.
독일과 프랑스가 쉽사리 그리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한 배를 탔다는 얘기다. 문제는 1, 2위 채권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지원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인데 결국은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지난 주말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비엔나 이니셔티브'를 토대로 최대한 빠른 시일내로 그리스 문제를 풀기로 합의했다.
자생력이 없는 그리스 경제가 부유한 이웃들 덕에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몇 차례의 추가자금지원→만기연장→채무조정'의 순서가 유력한 시나리오다. 대우증권은 그리스는 구조조정을 통한 근본적 문제 해결 대신 빚을 더 얻고, 이를 적당히 탕감하면서 연명하는 쪽을 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스 국민들은 구조조정과 긴축을 감수할 뜻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그리스 문제는 근본적 해결 가능성보다 '봉합' 가능성이 높다. 국제사회의 추가지원은 일시적으로 문제를 덮는 효과 정도에 그칠 것이란 얘기다. 그래도 증시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는 이유로 '안도 랠리'를 하기도 한다. 이게 시장이다.
그리스 위기가 이번주를 분수령으로 완화된다고 가정한다면 2000선 초반까지 떨어진 지금은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주 후반 급락으로 2000선에 대한 믿음이 약해졌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그리스의 디폴트)가 아니라면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2000선 초반이 매수기회라도 중요한 것은 종목별 접근이다. 2분기 실적을 반영하는 프리어닝시즌에 돌입하면서 실적이 역시 가장 큰 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현대증권은 기존 주도주인 '차화정'과 건설주, 그리고 내수주를 2분기 실적 기대주로 주목했다.
대신증권은 하반기 상승을 수출주들이 이끌 것이라며 수출주를 눈여겨 보라고 권고했다. 반면 동양종금증권은 아직은 방어적인 전략이 유효하다며 담배, 가스, 교육, 섬유/의복, 음식료 등 내수/방어업종이 대안투자 대상으로 적절하다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